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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00만 돌파 유튜버 “중요하지 않은 궁금증은 없죠”

‘사물궁이 잡학지식’ 유튜브 채널이 다룬 것들 중 ‘하늘로 총을 쏘면 어떻게 될까’(왼쪽) ‘비가 오면 개미집은 물에 잠길까’의 섬네일 이미지. ‘사물궁이 잡학지식’ 유튜브 채널 캡처.


‘하늘로 총을 쏘면 어떻게 될까?’

한번 쯤 궁금했을 법하지만 그냥 지나쳤을 질문이다. ‘사물궁이 잡학지식(사물궁이)’은 총알의 무게, 속도, 발사각, 중력가속도, 공기 저항 등을 계산해 이 질문에 답을 내린 뒤 영상을 만들었다. 이걸 지난해 1월 17일 유튜브에 올린 사물궁이는 채널 개설 만 1년을 이틀 앞둔 지난달 15일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물궁이는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잠잘 때 가끔 몸을 움찔하면서 깨는 이유는?’ ‘전쟁이 나면 교도소 수감자들은 어떻게 될까?’ ‘비가 오면 개미집은 물에 잠길까?’ 등의 영상은 모두 200만 번 이상 재생됐다.

짧은 기간에 채널이 급성장했지만 운영자는 자신을 알리려는 대부분의 유튜버와 달리 베일에 가려져 있다. 국민일보는 최근 사물궁이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2015년부터 콘텐츠 제작 일을 했다. 페이스북에 ‘스피드웨건’이란 페이지를 만들어 그날의 주요 소식 14개를 선정해 올렸다. 그러다 생활정보나 카드뉴스 등 새로운 코너를 만들며 영역을 확장했는데 사물궁이는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아침부터 새벽까지 일해도 사정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콘텐츠 제작 일을 그만둘까 고민하다가 마지막으로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게 유튜브였다.

사물궁이는 모든 영상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 애니메이션은 카메라로 촬영하기 힘든 장면도 표현해 낼 수 있지만 더 많은 노력과 돈이 필요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지원받은 예산이 다 떨어질 때까지 구독자 1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4월 ‘잠시 채널 문을 닫고 재정비 시간을 갖겠다’고 공지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구독자와 조회 수가 급증했다. 그는 “이때부터 유튜브 수익이 발생했고 이걸 영상 작업에 재투자해 채널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물궁이는 ‘사소한’ 질문들의 해답을 찾기 위해 전문가에게 물어보거나 해외논문까지 뒤진다. 이렇게 알게 된 ‘전문적인’ 지식들은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해 알기 쉽게 설명된다. 지금까지 영상 143개(2월 25일 기준)가 업로드 됐으니 평균 2~3일에 한 편씩 올린 셈이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일합니다. 2015년부터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영상 제작 외엔 취미도 없고 꼭 필요한 약속이 아니면 외출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부족해서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물궁이는 구독자들의 궁금증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문가 강연 콘텐츠를 구상 중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그동안 만들었던 영상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그는 “오랜 시간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깨달은 건 ‘중요하지 않은 궁금증은 없다는 것”이라며 “사소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도 많고, 의미 없어 보이는 것에도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의미를 찾아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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