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전화기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오래 전에 시작됐다. 1960년대, 자동차에 전화기를 탑재해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통화를 할 수 있는 카폰이 등장했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휴대전화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말까지 부유층을 중심으로만 사용됐다.
2000년대 초 운전 중 손을 쓰지 않아도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한 핸즈프리 기능이 적용됐다. 휴대전화와 자동차의 연결은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한 차원 진보했다. 선을 이용하는 연결방식 대신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무선 핸즈프리 연동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초기에는 전화 기능 외에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긴 힘들었다. 스마트폰의 화면을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그대로 투사하는 미러링크 기술이 등장했지만 대중화되기엔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었다. 스마트폰의 사용자환경(UI)을 그대로 차량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띄워 사용할 경우 아이콘 크기부터 해상도까지 많은 부분이 운전 중 조작하기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4년,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시스템이 시장에 등장했다. 단순한 미러링과 달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UI로 재구성해 차량의 스크린에서도 스마트폰의 기능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의 특징이었다.
이후 많은 차들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했지만 연결 편의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동할 때 반드시 USB 케이블을 이용해 연결해야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이러한 불편함을 완전히 해결하기 시작했다. 쉐보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는 국산차 최초로 무선 연동이 가능한 애플 카플레이 시스템을 탑재했다. USB 케이블 연결 없이도 스마트폰과 트레일블레이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결해 내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 등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결성이 강조된 자율주행 시대에는 스마트폰과의 연동은 물론 승객을 위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탑재된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차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3세대 ‘K5’는 차량과 스마트폰의 연동을 통해 운전자를 하차 후 목적지까지 안내하기도 한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하차한 위치와 차량 내비게이션에 설정된 최종 목적지가 달라 도보로 이동해야 할 경우 스마트폰에 설치된 기아차의 커넥티드 서비스 앱 ‘유보(UVO)’의 지도와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최종 목적지까지 도보 길안내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미래형 모빌리티인 커넥티드카가 개발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연동뿐만 아니라 카투홈(car to home) 또는 그 반대인 홈투카 기능도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홈 시스템과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통해 집 또는 사무실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것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