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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사과’ 도밍고 인과응보, 고국무대서 퇴출



플라시도 도밍고(사진)가 성추행 사과 성명을 발표한 직후 고국인 스페인 오페라 무대에서 쫓겨났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이후 도밍고의 출연을 취소했던 미국과 달리 무죄 추정원칙을 들어 도밍고의 출연을 막지 않았던 유럽 공연계에서 처음으로 나온 퇴출 조치다.

스페인 문화부는 26일(현지시간) 5월 14~15일 국립 사르수엘라 극장에서 열리는 ‘루이사 페르난다’에 플라시도 도밍고의 출연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문화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플라시도 도밍고가 저지른 행위의 심각성과 그에 따른 책임을 느낀다는 도밍고의 (사과) 발표에 따라 문화부와 국립공연음악예술협회(INAEM)는 피해 여성들과의 연대를 표명하는 한편 도밍고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이와 관련해 5월 14~15일 국립 사르수엘라 극장에서 열릴 예정인 공연에서 도밍고의 출연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스페인에서는 지난해 8월 도밍고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동정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4일 미국오페라노조(AGMA)가 도밍고의 성추행 고발사건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여론은 반전됐다. AGMA는 여성 성악가 등 27명이 도밍고로부터 성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부인해오던 도밍고는 다음날 성명을 통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도밍고가 입막음을 위해 AGMA에 50만 달러(약 6억800만원)를 기부 형식으로 주려 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그의 사과는 진실성을 의심받고 있다.

지난해 도밍고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나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적인 페스티벌이나 오페라하우스는 도밍고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 도밍고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유럽 오페라계는 미국 LA오페라단이나 AGMA의 조사가 나오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내세웠었다. 하지만 AGMA의 조사에 이어 도밍고도 잘못을 인정하면서 유럽 오페라계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스페인의 이번 조치는 유럽 오페라계의 도밍고 퇴출에 불을 당길 전망이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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