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폐가야
내 팔이 하얀 가래떡같이 늘어나도
당신에게 닿지 않는다
사랑하는 당신, 어디에 있지
사랑하는 당신, 함께 나무 심어야 하는데
사랑하는 당신, 나는 몹시 춥거든
보일러가 고장 났거든
문마다 잠기고, 일어설 수도 없이
몸은 자꾸 지하로 가라앉는다
푸른 기도등불을 켜고
머리카락 한 올씩 차례로 불을 켜 봐요
크리스마스 트리 등잔 같아
나만큼 추운 당신에게 달리는 등잔
당신 얼굴에 비친 거리에 물고기가 날아다닌다
당신 얼굴에 비친 세상이
얼마나 눈물겨운지 나는 안다
당신 얼굴에 엎질러진 파란 하늘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너는 아니
둥둥 가슴북을 치며
길 떠나는 횃불
신현림의 ‘7초간의 포옹’ 중
저 시에는 간절한 그리움이 진하게 녹아 있다. 시인은 두 팔을 하얀 가래떡처럼 늘여도 당신에게 닿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면서 “사랑하는 당신”이라는 말만 반복한다. 시가 실린 시집 ‘7초간의 포옹’에는 누군가를 끌어안고 사랑을 전하고 위로를 받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들려주는 작품이 한가득 담겨 있다. 시집 제목을 ‘7초간의 포옹’이라는 지은 이유를 시인은 이렇게 설명해놓았다. “7초는 비로소 안심하고, 인간애로 깊어질 상징의 수(數)다. 포옹은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키고, 우리 인생을 축제로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