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국가적인 재난 상황입니다. 성경에서 이스라엘은 환난을 겪었을 때 금식을 선포하고 회개 기도를 했습니다. 하루 한 끼라도 금식하며 나라를 위해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이형로(사진) 서울 만리현교회 목사는 1일 서울 용산구 교회 목양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교회는 지난 1일 2부 예배를 제외한 모든 예배를 온라인예배로 대체했다. 이 목사는 2부 예배가 끝난 뒤 텅 빈 예배당에서 홀로 나라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이 목사는 “우리에겐 선조들이 생명을 걸고 지킨 이 나라와 민족을 후손에게도 잘 물려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고난 가운데 주님의 은혜를 더 사모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교회에 예배를 드리는지 묻는 지역 주민들이 많았다. 이 목사는 “코로나19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잘못 대처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회는 많은 이들이 모인 곳이니 성도들의 건강도 지켜야 한다. 최근 당회에서 신학적인 부분 등을 검토했고 온라인예배를 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 이어 오는 8일 주일예배도 가정에서 온라인예배로 진행된다. 녹화를 위해 드리는 2부 예배만 예외다. 평생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어르신들 모두가 이 결정에 찬성하진 않았다. 일제강점기에도 목숨을 걸고 지킨 예배였기 때문이다.
“믿음의 문제가 아닌 배려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하는데 하나님 사랑을 위한 수직적 예배만 해선 안 됩니다. 이웃 사랑을 위한 실천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놓고 마음이 나뉘거나 정죄를 해선 안 됩니다. 초대교회처럼 지금이야말로 어디에 있든지 예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