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그리고 한국교회는 ‘부흥의 전성기’(heyday)를 누렸고, 많은 선교사를 전 세계에 파송했다. 하지만 선교를 주도했던 이른바 기독교 국가에서 다음세대가 믿음의 대를 이어 가지 못함으로 인해 큰 문제에 직면한 현실을 오늘의 교회는 직시해야 한다. 한국뿐 아니라 미주에 있는 4300여개 한인교회도 다음세대가 사라진 교회가 많다. 교회의 존재에 관한 불확실성으로 고통 가운데 있는 것이다.
다음세대란 구체적으로 누구를 의미할까. 흔히 베이비부머라 부르는 세대는 1945~60년생(60~75세)을 말한다. X세대는 1961~80년생(40~59세), Y세대 혹은 밀레니얼세대는 1981~95년생(25~39세)을 말한다. Z세대는 1995년 이후 현재(10대~20대 초반) 세대를 뜻한다.
20∼30대의 Y세대,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그들은 매년 200조 달러를 소비한다. 85%가 스마트폰을 사용해 그 안에 있는 모든 정보를 찾아 소비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팟캐스트 유튜브 앱스 인스타그램 등을 보고 읽고 정보를 얻는다. 즉 이 세대에는 신문 잡지 책 TV 랩톱 등이 정보 획득의 주 도구가 아니다.
이런 세대를 이어가는 Z세대는 96%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사용한다. 하루에 최소한 1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을 온라인에 연결하고 사는 세대다. 이 세대의 집중도는 평균 8초다. 밀레니얼 Y세대는 12초였다. 즉 오늘날 청소년은 빠른 답과 선택을 위해 오래 참지 못하는 세대다. 4명 중 1명은 페이스북이 주요 소통 채널이다.
이 세대는 과거 세대와 다르게 미디어를 보느라 시간을 뺏기는 게 아니라 미디어를 창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자신들이 미디어를 만들고 사는 세대다. Z세대인 오늘의 청소년들을 억압할 것이 아니라 저들이 복음을 갖고 놀 수 있는 ‘멍석’, 즉 선교지를 만들어 주면 저들이 창조적으로, 같은 세대를 복음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선교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Z세대를 선교사로 세워야 한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26년 전 교회를 개척하며 처음부터 다음세대인 이 Z세대를 끌어안는 목회를 시작했다. 교회의 모든 사역을 ‘함께’하는 사역으로, ‘선교의 제4물결’을 타게 했다.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선교에 동참하며, 함께 살았다.
함께하는 삶에는 선교에 참여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렇게 함께 선교를 다니다 보니 서로에게 유익을 주고 선교 역량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번 단기선교에 참여하면 평균 10일 정도는 3대가 어울려 함께 먹고 함께 자며 24시간을 살아야 한다. 그 선교가 Z세대를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26년간 목격했다.
미국 Z세대의 언어는 영어다. 전 세계 어느 선교지에서도 영어로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 통역을 세워 선교하던 부모들의 세대는 이제 지나갔다. 이 시대 최고의 선교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고 미디어를 창출해내는 Z세대, 우리의 자녀 세대다.
싸이, BTS 등 아이돌 그룹이 왜 전 세계 젊은이들을 음악으로 열광시키고 있나를 봐야 한다. 우리 자녀들의 복음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을 예수로 열광시킬 수 있다. 한 예로 지난 10년간 매년 영국 웨일스에 있는 침례교회에 필라안디옥교회의 어린 10대 청소년이 단기선교를 갔다. 교사, 부모와 함께 영국교회에서 여름 성경학교를 개최했다. 안타깝게도 1866년 토마스 선교사를 파송해 한국에 복음을 전해준 영국 웨일스 지역 교회에는 청소년이 한 명도 없다. 노인만 남아있는 교회에 Z세대인 어린 자녀가 매년 단기선교에 참여했다. 그 결과 웨일스 지역 교회마다 자녀들이 교회로 돌아오고 Z세대들이 꽉 차는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
자녀를,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교육 대상으로만 대해선 안 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Z세대는 멍석만 깔아주면 저들끼리 소통하고 친구가 되고 하나가 된다. Z세대가 복음의 가족을 창출하는 것이다. 다음세대를 살리는 도구는 다음세대인 Z세대다. 저들에게 복음을 심어주니 같은 Z세대에게 복음을 전한다. 영국 웨일스를 비롯해 전 세계 선교지에서 Z세대를 복음으로 일으키고 있다.
BTS가 전 세계 젊은이들을 음악 비트로 하나 되게 하고 있다면, 교회에서 자라나는 복음으로 무장된 우리의 Z세대는 복음으로 같은 Z세대를 복음화한다. 그들은 이 시대 최고의 선교사로 살 것이다. Z세대가 선교의 제4물결을 타는 것은 하나님의 일하심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