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구단 주치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자 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지 매체 르파리지앵은 5일(현지시간) 리그앙 구단 스타드 드 랭스에서 주치의로 23년간 일해온 의사 베르나르 곤잘레즈(60·사진)가 자택에서 이날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부인과 함께 자가격리를 하던 중 벌어진 일이다.
유서에서 곤잘레즈는 코로나19의 증상과 경과를 전하며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이틀 전까지만 해도 곤잘레즈가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곤잘레즈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초기에 재빠르게 상황을 판단해 구단에 행동지침을 만들었다. 또한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도 방역에 나섰다. 스포츠 전문매체 프랑스풋볼은 최근 곤잘레즈에게 코로나19 관련 상황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방역 때문에 환자를 돌보느라 시간을 낼 수 없다며 거절해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랭스의 장피에르 케요 회장은 “할 말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그는 “곤잘레즈는 구단이 가장 힘든 시기에 솔선수범해 일했다”며 “자신의 소임에 충실한 의사였고 열정적인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랭스의 수비수 유니스 압델하미드는 “곤잘레즈가 자가격리에 들어간 뒤 연락을 하지 못했다”며 “축구는 그의 인생이나 다름없었다. 가족을 잃은 것만 같다”며 비통해 했다. 또 다른 수비수 악셀 디사시는 “곤잘레즈는 축구에 미쳐있을 뿐 아니라 멋지고 재밌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스포츠계에서는 지난달 27일에도 아이스하키팀의 주치의가 코로나19로 병원에서 사망해 충격을 안겼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