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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배 총장의 신약성경 올레길] 세상의 마지막은 그리스도와 교인의 승리로 귀결

침례신학대학교 김선배 총장과 교직원, 재학생, 동문들이 지난해 6월 ‘침신 자원봉사의 날’을 맞아 도서관 리모델링 공사에 참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침신대 제공




올레길 대장정의 마지막인 계시록은 내리막도 없이 곧장 천상에 닿는다. 초대교회 긴박함의 표시인 동시에 미래 교회의 분명한 승리의 확신이다.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는 오시지 않고 쏟아지는 박해와 거짓 가르침, 이단 출현은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벼랑으로 몰았다. 이 환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할까.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살후 3:10)는 교훈 앞에서 데살로니가 교인들은 예수의 재림에 대해 갈등했다. 데살로니가전서에 반영돼 있는 재림의 임박성만 듣고 현실이 종말의 끝자락에 있는 것으로 오해했다. 이에 데살로니가후서는 예수님의 재림 전에 나타날 현상들을 설명했다. 재림 전, 마지막 징조가 오기 전까지는 오늘의 삶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따끔한 충고로 바울은 ‘임박성과 징조’가 균형을 이루는 종말사상을 가르쳤다.

“너희는 나를 본받으라”(빌 3:17). 웬만한 자신감 없이는 불가능한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바울은 가장 자신감이 없어야 할 투옥 시기에 이 말을 했다. 바울은 자신의 투옥이 복음을 위한 것이라는 고백과 함께 자신을 통해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는 것에 소망을 둔 기쁨을 반복했다(4:4, 4:12). 신앙인은 고난을 겪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아야 하고 복음을 위해 당하는 고난을 감사와 기쁨으로 수용하라는 교훈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히 11:1). 히브리서는 구약의 제의 개념을 활용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지상의 제사는 천상 제사의 모형이라며 모든 제사장보다 뛰어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우월성을 강조한다(4:14). 단 한 번의 제사로 속죄를 이룬 큰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성이 핍박 가운데 있는 그리스도인을 보증한다고 가르친다.

히브리서의 중심은 천상의 것들이 그리스도를 통해서 현실화했기 때문에 지나간 구약성경뿐만 아니라 다가올 미래마저도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현재의 은총 속에 담겨있다고 밝힌다. 그리스도인들은 유대교와의 조화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공동체로 그 정체를 확보해 나갔다.

믿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믿음은 하나님의 존재 인정보다는 하나님의 행위 속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어지는 야고보서도 같은 결임을 주목하자.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되었느니라”(약 2:22). 언뜻 보면 로마서의 믿음으로 구원받는 것을 반대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야고보서는 관념적 믿음보다 실천의 삶을 가르친다. 야고보서의 배경인 헬라-로마 문화는 믿음을 실체로부터 반대에 있는 관념적 추상적 요소로 간주한다.

따라서 야고보서의 가르침은 로마서에서 제시하는 칭의와 성화의 삶을 강화한다. 로마서의 믿음은 주로 율법과 비교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야고보서의 믿음은 로마서의 믿음에 내포된 것이다. 로마서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관점에서 믿음을 설명하고 야고보서는 사람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믿음을 설명했다. 전인격적인 신앙의 삶을 요구하는 것이 야고보서와 로마서의 믿음이다.

올레길 후반에 등장하는 편지들은 공통점이 있다. 박해, 핍박 등 외부의 위협과 이단과 같은 내부의 사상 침투 상황이다. 베드로전·후서, 요한일·이·삼서, 유다서도 고난과 거짓 가르침 등에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대처하며 거룩하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준다. 지연되는 것 같은 주님의 재림 상황과 가중되는 세상의 박해, 고난이 있어도 그리스도인들은 주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다는 사실 속에서 인내하며 승리할 수 있다.(벧후 3:8~13)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요일 4:20) 재림의 지연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가 증가하고 거짓 가르침이 그리스도인을 미혹하는 위기가 닥친 교회가 거짓 가르침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원 간의 교제와 사랑의 실천을 권면한다. 외부의 박해와 내부의 거짓 사상 침투로 분열과 갈등을 겪는 공동체를 결속할 수 있는 길이 오직 사랑의 실천이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 22:20) 핍박 속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의 재림은 한 줄기 희망이고 인내의 이유이며 소망의 근원이었다. 요한계시록은 복음이 땅 끝까지 선포되도록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한다. 특정한 지역, 민족이 아닌 우주적인 대 격변을 제시하면서 복음의 대상 범위를 무한대로 확장한다. 복음이 전 세계적으로 전파돼야 하는 당위성을 우주적인 종말의 모습을 통해 제공하고 동시에 세상의 마지막은 패배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들의 승리로 귀결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완결한다.

신약성경의 역사관은 확실한 미래를 통해 불확실한 현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미래는 정해져 있고 정해진 미래를 목적으로 삼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따라서 신약성경의 역사는 확정된 미래와 현재의 대화이며, 미래가 현재를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거울로 우리의 삶을 비춰가며 악을 패망시키시고 승리의 주로 오시는 그 마지막 여정의 올레길로 들어서 보자.

김선배 침신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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