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개나리 꽃대를
그네 삼아 타고 놉니다
잘못하여
신발을 떨어뜨렸습니다
신발은
노오란 개나리 꽃신
바람아,
개나리 꽃신
주워줄까?
바람은 들은 척 만 척
개나리 그네만 타고 놉니다.
나태주의 ‘엄마가 봄이었어요’ 중
나태주 시인이 등단 50주년을 맞아 내놓은 첫 동시집에 실린 작품이다. 동심의 시선으로 봄바람에 흔들리는 개나리 나뭇가지를 그려내고 있다. 시인은 “동시를 많이 읽자”고 독려하면서 시집 말미에 이런 글을 적어두었다. “동시에는 어린 날에 우리가 살던 천국이 들어 있고, 어린 시절에 만났던 천사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나라에 들러야 하고 그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날마다 날마다는 아니겠지만 가끔은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마음이 맑아지고 고요해지고 아름다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