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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에 평균 1억… ‘싹 온 스크린’에 투자 아끼지 않아”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공연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예술의전당이 유튜브로 선보인 ‘싹 온 스크린’이 큰 주목을 받았다. 사진은 ‘싹 온 스크린’에서 선보인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예술의전당 제공


신태연 제작PD는 2015년부터 ‘싹 온 스크린’ 영상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전 세계 극장과 예술단체가 앞다퉈 공연을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예술의전당이 지난달 20일부터 유튜브로 선보인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4일까지 2주간 조회수 73만7621회, 누적 시청자 수 6만3654명을 기록했다. 상영 때마다 약 3000명 이상의 시청자가 관람한 셈으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객석(2400석) 수를 훨씬 넘겼다.

‘싹 온 스크린’은 예술의전당이 2013년부터 진행한 공연예술 영상화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40편 정도 제작됐다. 뮤지컬, 연극,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공연을 영상에 담아 지역 문예회관이나 학교 등에 무료로 배급해 왔다. 객석에서 단조롭게 촬영한 국내 다른 공연 영상과 달리 실제 공연 못지 않다는 평가다.

2015년부터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영상화 사업을 담당한 신태연(32) 제작PD는 7일 본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싹 온 스크린’은 영화관 상영을 전제로 한 작업이기에 고화질·고음질의 영상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싹 온 스크린’은 클로즈업과 풀샷, 롱테이크 등 입체적 시퀀스가 돋보인다. 촬영과 편집에 공을 들인 덕분이다. 촬영 시에는 영화용 4K 카메라와 서라운드 5.1 채널 스피커 등 고품질 장비를 사용하는데, 투입 양도 상당하다. 가령 오페라 ‘마술피리’는 카메라 15대와 마이크 100개가 동원됐다. 카메라 1대당 3~4명의 인원이 필요해, 연출·녹음·후반 작업 인원까지 다 합해 60명 이상이 투입되기도 한다.

감각적 영상을 위해 촬영도 2~3회차를 거듭한다. 공연을 객석에서 원테이크로 촬영한 뒤 작품 성격에 따라 클로즈업이나 추가 촬영을 진행해 영상에 삽입하는 식이다.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의 공연 실황은 녹음만 7번이 진행됐다. 신 PD는 “그렇게 촬영된 데이터를 모으면 편당 10테라바이트 이상이 된다. 이를 편집·보정해 완성본을 만들기까지 4~7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편당 제작비가 상상 이상이다. 공연 장르와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실제 공연 못지않다. 신 PD는 “편당 평균 제작비는 1억원 정도인데, 대형 작품은 3억원 이상도 든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메트: 라이브 인 HD’나 영국 국립극장의 ‘NT 라이브’가 10여년 전부터 공연 영상화를 시작했다. 신 PD는 “우리 작품들은 세계 유수의 공연 영상화 사업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수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사업이라는 점도 매력이다”고 말했다. 그는 “싹 온 스크린이 코로나19로 힘든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면서 “‘영상을 보니 실제 공연도 너무나 보고 싶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앞으론 영상과 공연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 관계로 발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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