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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의학 칼럼] 우리는 청지기… 시간의 소유자 될 수 없어





“주인이 그를 불러 이르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찌 됨이냐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직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는 누가복음 16장 2절 말씀이다. 이 말씀으로 시간 관리의 지혜에 대해 생각해 보자. 사실 건강만큼 중요한 게 시간 관리다.

성경은 우리에게 청지기가 되라고 했다. 청지기의 어원은 ‘오이코스 노모스’인데 이는 경제학(Economics)의 어원이다. 청지기와 경제는 어떤 관계일까.

청지기가 주인의 소유를 관리하는 사람인 것처럼 경제 또한 하나님의 소유를 위임받아 경영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인생 경영의 원칙을 청지기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소유는 의외로 많다. 몸과 생명, 재산, 은사, 달란트, 직분, 시간이 모두 하나님의 소유다. 그것을 위임받은 우리는 청지기다. 절대 소유자가 될 수 없다. 소유자는 자신의 것을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관리자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시간조차 마음대로 쓸 권리가 없다. 시간이야말로 하나님이 맡기신 것 중 가장 소중하다. 시간의 주인도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모두에게 하루라는 시간을 주셨다. 하루는 24시간이다. 경제력이나 가정환경 등은 모두 다르지만 주어진 하루의 시간만큼은 같다.

병석에 있는 환자도, 빈둥거리며 허송세월하는 사람도,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하는 일꾼도 하루는 24시간으로 공평하다. 물론 사람에 따라 하루의 가치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시간을 장롱에 쳐박아두고 썩혀 버릴 수도 있고, 황금같이 사용해 귀중한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내가 어떻게 시간을 쓰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한 시간 동안 식사하기 위해서는 수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해야 한다. 똑같은 시간인데 버핏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가치가 왜 이렇게 다를까. 그는 같은 시간을 살면서도 훨씬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게 이유다.

베드로후서 3장 8절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는 내용이다. 시간의 가치에 있어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하며 살면 1000년이 지나도 무의미할 뿐이다. 아무런 가치도 남기지 못한 채 먼지처럼 흩어진다. 반대로 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낸다면 그 하루는 모두 업적으로 쌓여갈 수 있다.

예수님은 고작 3년 동안 공생애를 사셨다. 십자가에서 고난받으신 시간도 6시간 정도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공의를 완성하셨다. 길지 않았던 그 기간 모든 생명을 구원하실 역사를 이루신 것이다.

역사의 모든 시간을 예수님 이전과 예수님 이후로 구분할 정도로 예수님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다. 모든 시간을 구속하셨던 영원한 가치를 만들어내신 것이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책 ‘자기 경영’에서 “시간은 저장하지 못한다. 돈은 저축할 수 있어도 시간은 저축하지 못한다. 대체 불가능한 것이다. 다만 시간이란 길게 만들 수도 있고 짧게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시간으로 만들 수도 있고 완전히 멍청하게 없애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간까지 위임받은 우리 청지기들은 예수님의 삶을 따라 시간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해내야 한다. 시간 관리, 시간 경영에 성공해야 우리도 예수님처럼 위대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오늘 하루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을 가치 있고 창조적이고 보람있게 만들길 바란다.

이창우 박사(선한목자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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