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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물결 위 선녀가 춤추는 ‘서해의 알프스’

이른 아침 인천 중구 무의도 호룡곡산 조망쉼터에서 내려다본 소무의도 일대. 떠오르는 태양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가 걸려 있다. 광명항에서 인도교로 연결된 소무의도에는 8개 구간의 ‘무의바다누리길’이 있다.


썰물로 길이 열린 영화 ‘실미도’의 촬영지.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하나개해수욕장 해상관광탐방로.


소무의도 안산 정상에 자리한 하도정.


인천 영종도 앞 작은 섬 무의도(舞衣島). 과거 배를 타야만 건널 수 있었던 섬은 이제 뭍과 한 몸이 됐다. 잠진도와 다리로 연결되면서 차로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무의도에는 영화 ‘실미도’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를 비롯해 소무의도, 호룡곡산·국사봉, 하나개해수욕장 해상탐방로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무의도는 소무의도와 실미도를 곁에 끼고 있다. 옛날 어부들이 근처를 지나가다 섬을 보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선녀가 춤추는 모습’ 같아서 붙은 이름이다.

다리를 건너 먼저 실미 해변으로 향한다. 과거 선착장을 지나 하나개와 실미로 나뉘는 갈림길에서 우회전해 언덕을 넘으면 닿는다. 실미해변은 작은 모래 언덕을 사이에 두고 백사장 두 개가 이어져 있다. 푸른 해송을 배경으로 깨끗한 백사장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해변 앞에는 무인도인 실미도가 있다. 섬으로 가는 길은 썰물 때 드러난다.

다음은 하나개해수욕장. ‘섬에서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이다. 여름철 피서객으로 북적인다. 해송이 울창한 길을 지나면 백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 해수욕장이다. 백사장 남쪽으로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천국의 계단’ ‘칼잡이 오수정’ 등 드라마 촬영지를 지나면 바다 위에 해상관광탐방로가 이어진다. 푸른 물결이 출렁이는 바다 위를 걸어볼 수 있어 흥미롭다. 550m의 탐방로는 사자바위, 소나무의 기개, 만물상, 해식동굴 등을 펼쳐놓는다.

호룡곡산(245.6m)과 국사봉(236m) 트레킹은 무의도 여행의 화룡점정이다. 남북으로 두 개의 봉우리가 부드럽게 이어진다. 총 산행 시간은 4시간 안팎. 섬을 둘러싼 바다와 아름다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호룡곡산 정상에 서면 ‘서해의 알프스’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승봉도, 자월도 등 이웃 섬들과 인천국제공항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을 내려서면 광명항이다. 소무의도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본섬 일부가 떨어져 나가 생긴 섬’ 또는 ‘대나무로 엮어 만든 떼배’만 하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단다. 해안선의 길이는 2.5㎞밖에 되지 않아 찬찬히 둘러보면서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두어 시간이면 충분하다.

소무의도에는 8개 구간의 ‘무의바다누리길’이 있다. 인도교를 건너 ‘키 작은 소나무 길’을 오르면 안산 정상(74m)에 하도정이라는 정자가 자리한다. 과거 ‘동백하’라는 새우가 많이 나는 어촌마을이었던 소무의도를 상징한다. 사방으로 트인 바다가 시원하다. 바로 앞에 팔미도 등대도 보인다. 1903년 불을 켠 후 무려 100년 동안 불을 밝히다가 퇴역했다. 2003년에 새 등대가 세워졌다.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멀리 해녀섬이 눈에 들어온다. 전복을 따던 해녀들이 쉬었던 섬이라 해서 이름을 얻었다. 이어 명사의 해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휴양을 즐겼던 곳이다.

가장 아름다운 길은 5구간 ‘몽여해변길’이다. 활처럼 휘어진 몽여해수욕장이 있다. 해변길 옆에는 ‘섬 이야기 박물관’이 있다. 인천 앞바다에 있는 여러 섬에 관한 이야기를 가득 품은 박물관이다. 이어 부처깨미 전망대. 인천대교는 물론 송도 국제도시의 전경이 손에 잡힐 듯하다.

▒ 여행메모
공항철도·자기부상열차 20분 도보
데침쌈밥·굴국밥·조개구이 등 먹거리

서울에서 출발하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영종대교를 지나 인천국제공항을 곁에 끼고 달리면 잠진도를 지난다. 잠진도와 무의도가 연륙교로 이어지면서 차량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공항철도와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하면 편하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1터미널역 교통센터 2층에서 용유역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용유역에서 20분쯤 걸어가면 잠진도다.

무의도에는 데침쌈밥과 시원한 굴국밥 등 먹거리가 있다. 무의도에서 나오면 을왕리해변과 왕산해변 등에 조개구이집이 많다.

소무의도는 물이 빠졌을 때가 보기 좋다. 물속에 잠겼던 기암들이 모습을 드러내 해안 풍경이 한층 아름다워진다.





무의도(인천)=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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