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 개막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와 프로야구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해외에서 프로스포츠 개막 시점이 미지수인 가운데 팬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콘텐츠로 K-스포츠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축구·야구의 ‘종가’ 격인 유럽·북미까지 중계권을 문의할 정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7일 “세계 10개국에 2020시즌 K리그 중계방송권을, 해외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3곳에 영상사용권을 판매했다”며 “K리그 개막 소식이 알려진 뒤엔 더 많은 국가들에서 중계권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지난해 12월 ‘스포츠레이더’와 5년간의 K리그 해외 중계권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스포츠레이더는 전 세계 24개국에 지부를 두고 미국 4대 메이저 스포츠 등의 중계권 판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스위스 업체다. 해외 중계권 시장의 중요성이 대두하면서 K리그가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 정확한 척도를 알기 원했던 연맹이 전문 업체에 판매 대행을 맡긴 것이다.
계약은 성공적이었다. 현재까지 중국·홍콩 등 아시아 국가와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를 포함해 총 10개국이 K리그 중계권을 구매했다. 또 ‘더그아웃’(싱가폴) ‘433’(네덜란드) ‘코파90’(영국) 등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들도 영상사용권을 샀다.
연맹이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다음달 8일 K리그 개막을 확정지은 이후 중계권 구매를 묻는 해외 각국의 이메일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축구 선진국’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해 미국, 호주 등 세계 각국의 방송사와 OTT·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등에서 앞다퉈 중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중국과 동남아 몇몇 국가들에만 팔린 K리그였음을 고려할 때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연맹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K리그의 존재가 알려질 수 있는 기회라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미국·일본 프로야구의 개막이 요원한 상황에서 지난 21일 구단 간 연습경기가 시작되자 해외 언론에서 한국에 취재진을 파견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달 초 중계권 구매를 문의한 미국 ESPN에 이어 일본과 캐나다 방송사에서도 지난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구매 의사를 밝혔다. 프로야구의 국외 판권을 따낸 에이클라에 중계권 무료 구매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ESPN도 현재 일정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