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에이스 손흥민(28)이 올 시즌 기록한 ‘70m 폭풍질주’ 원더골이 이번엔 EPL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골로 선정됐다.
EPL 중계권사인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EPL 28년 역사상 최고의 골을 뽑는 팬 투표를 진행한 결과 손흥민의 골이 팬 26%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고 28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팬 투표는 지난 3주 동안 총 50개의 환상적인 골 장면을 두고 진행됐다. 손흥민의 골은 그 중에서도 압도적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의 웨인 루니(35·더비)가 2011년 2월 12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 경기에서 넣었던 시저스킥 골이 13%로 2위를 기록했는데, 손흥민의 골은 이를 두 배나 앞섰다. 리버풀 시절 루이스 수아레즈(33·바르셀로나)가 2012년 11월 4일 환상적인 첫 터치 후 밀어 넣은 오른발 골(8%)도 손흥민 골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의 골이 다른 골들을 제치고 우승자의 왕관을 쓰기 충분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골은 지난해 12월 7일 번리와의 EPL 16라운드 경기에서 나왔다. 전반 32분 토트넘 진영 후방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약 70m를 빠른 속도로 쇄도해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무려 6명이나 되는 번리 수비들이 손흥민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고, 흔들리는 골망을 멍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토트넘이 손흥민에 게임 캐릭터 ‘소닉’을 합성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이 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손흥민의 골은 이미 여러 수상을 통해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로 기억되고 있다. 전날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 골을 ‘올해의 골’로 선정했다. 지난달엔 영국 런던 연고 클럽을 대상으로 한 ‘런던 풋볼 어워즈’에서 ‘최고의 골’로 뽑히기도 했다.
이 골이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까지 수상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푸스카스상은 매년 직전해 11월부터 당해 10월까지 전 세계에서 나온 골 중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된다. 헝가리의 레전드 페렌츠 푸스카스를 기념하기 위해 FIFA가 2009년 처음 제정했다. 시상은 매년 12월 열리는 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이뤄진다. 손흥민이 이번에 수상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2009)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2011)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 밀란·2013)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018) 등 세계적 선수들의 뒤를 잇게 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