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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란 가정·직장 버리고 오지로 떠나는 특별한 분들?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성도들이 지난해 5월 단기선교단 파송예배를 드리고 있다.


필라안디옥교회 단기선교 파송 현황. 교회는 창립 25년인 2019년에 530명이 단기선교에 참여했다.


호성기 목사 <세계전문인선교회 국제대표>


개신교 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영국인 윌리엄 캐리(1761~1834)는 ‘그리스도인들이 이교도들의 회심을 위하여 수단을 사용해야 할 의무에 관한 연구’라는 소책자에서 ‘선교를 위한 수단’인 ‘선교회’ 조직의 필요성을 18세기 말 이미 주장했다. 캐리의 도전을 받은 다섯 명의 미국 대학생이 ‘건초더미 기도회’를 시작했고 이는 나중에 ‘미국 해외선교위원회’가 조직되는 산파 역할을 했다.

윌리엄 캐리의 도전으로 미국과 유럽에 25개가 넘는 선교 단체가 생겨났다. 19세기 세계선교는 이런 선교단체들에 의해 주도됐다. 이때 교회는 영적으로 잠자고 있었다.

이런 선교단체를 ‘교회 옆에서 함께 일하는 단체, 혹은 교회와의 병행단체’(para-church organization)라 부른다. 미국 세계선교센터 설립자 랄프 윈터(1924~2009) 박사는 사도행전 13장에서 안디옥교회가 사도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파송한 것을 보며 지역교회의 공동체를 모달리티(modality)로, 세계 선교를 위한 선교단체 공동체를 소달리티(sodality)로 구분해 설명했다.

교회는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 소속돼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를 세우는 데 집중하는 인간관계 지향적(person oriented) 공동체인 모달리티다. 반면 선교단체는 특수한 지역에 특수한 사람들을 위해 특수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비전으로 세워지고 회원들의 강도 높은 헌신이 있는 사역 지향적(task oriented) 공동체인 소달리티다.

1960년대부터 대학생 전도를 위한 선교단체가 활발히 활동하면서 지역교회와 마찰과 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수십 년의 갈등과 마찰 속에서 하나님은 선교단체도 교회도 함께 승리하게 하셨다.

이제는 서로 협력하고 있다. 특정 지역의 특수한 선교를 위한 선교 사역은 전문적인 연구에 기초한 훈련과 양육으로 선교단체를 통해 많은 열매를 거두게 하셨다. 교회도 지역교회의 성장에 집중하던 성장 중심에서 벗어나 영혼 구령을 위한 전도와 선교에 도전을 받았다. 교회 안에서의 양육과 훈련이 교회만을 섬기는 데 머물지 않고 세상을 섬기게 됐다. 선교적인 교회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선교단체가 지역교회를 도와 지역교회가 선교의 중심이 되도록 잠자는 성도들을 깨워줘야 한다.

PGM(Professionals for Global Missions, 세계전문인선교회)도 세계선교 중심축의 궤도 수정과 함께 세워졌다. 소달리티인 선교단체는 모달리티인 지역교회를 도와야 한다. 선교에 대해선 잠자고 있는 99.7%의 교회 안 성도들을 깨워야 한다. 전 성도가 선교사로 태어나 양육과 훈련을 받아 나의 가정, 교회, 지역사회에서부터 땅끝까지 선교에 동참하게 해야 한다.

조국 대한민국이 2만8000여명의 선교사를 전 세계에 파송했다. 인구 비례로 보면 미국을 제치고 선교사 파송을 제일 많이 한 선교강국이 됐다. 정말 자랑스럽다. 그러나 2만8000명의 선교사는 대한민국의 1000만 그리스도인의 0.3%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교회 안에 있는 나머지 99.7%의 그리스도인이 교회 안에 갇혀 교회 안에서만 충성·봉사하는, 지역교회만을 위해 순종하는 양으로 정체된 것이다. “너희는 택한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2:9)

예수 믿고 구원받아 그리스도인이 된 모든 사람이 ‘만인 제사장’이라면 그들은 동시에 ‘나를 제사장 되게 하신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만인 선교사’가 돼야 한다. ‘나는 선교사가 아니다. 특별히 사명 받은 사람들, 가정과 직장과 사업도 다 버리고 저 멀리 아프리카 오지의 정글과 사막으로 떠나는 특별한 분들이 선교사지 나 같은 평신도가 무슨 선교사냐.’ 이것이 교회 안에 잠자고 있는 평신도들이 가진 비성경적 생각이다. 성도들을 성경의 말씀으로 깨워야 한다. 구원받은 성도는 모두가 선교사로 살아야 한다.

PGM의 핵심가치인 ‘지역교회 중심선교’로 필라안디옥교회부터 성도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25년간 깨운 결과 필라안디옥교회는 첫해에 5명의 성도가 선교사로 깨어나더니 25년 되는 2019년에는 전체 출석 성도의 50%인 530여명이 매년 단기선교에 참여하고 삶의 현장에서 선교사로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 계속 ‘지역교회 중심선교’의 축으로 나갈 때 어느 때엔가 전 성도의 100%가 선교사로 살아가는 ‘선교적인 교회’로 세워질 줄 믿는다. 해외 선교사로 나가는 선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가 삶의 현장인 가정과 학교와 직장과 사업장과 지역사회에서 선교사로 살아가야 한다. 매주 예배의 끝에선 이처럼 매일의 삶의 현장으로 모든 성도가 선교사로 파송돼야 한다. 이것이 ‘선교의 제4물결’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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