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년 동안 세계전문인선교회(PGM, Professionals for Global Missions)가 전심으로 섬겨온 것 중 하나는 선교지의 원주민 목회자를 선교적인 목사로 양육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목회자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선교적인 목회자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케논 캘러한(Kennon L Callahan)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목회자가 변화될 때 교회도 ‘전통적인 교회’에서 ‘선교적인 교회’로 변화된다. 모든 교회가 성장 위주로, 큰 교회가 되려는 목적을 내려놓고 성도를 삶의 현장에 빛으로 소금으로 계속 파송할 때 ‘선교적인 목회’로 변화된다는 것이다.
PGM 소속 파송 선교사는 242명이다. 선교사들은 현지 원주민을 위한 선교를 펼치는데, PGM은 원주민 목회자 훈련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 왔다. 목회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선교의 제4물결’ 비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본래 선교사로 부름 받았을 때 하나님께서 아프리카를 가슴에 품게 하셨다. 아프리카에 첫 선교사를 파송하기 전부터 아프리카 목회자부터 품에 안았다. 교회가 개척되고 1년 만인 1995년 첫 아프리카 단기 선교를 갔는데, 목회자 수련회를 열었다. 탄자니아의 아루사라는 교육도시에서 300명이 넘는 현지인 목회자와 함께했다.
그다음 해부터 10여년 동안 매년 탄자니아 전국의 주요 도시를 순방하며 목회자 수련회를 열어 현지인 목회자 훈련과 양육에 힘써왔다. 현지인 목회자들이 먼저 성령 충만함으로 ‘선교적인 목사’로 변화 받도록 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국민에게 복음을 전해 ‘선교적인 교회’를 세워나가도록 집중적으로 섬겼다. 한국 선교사 한 사람이 통역을 써가며 복음을 전하는 한계성을 뛰어넘는 길이 있다. 현지인 목회자를 잘 훈련하고 양육해 저들이 자기 민족을 그리스도 앞에서 건강하게 세우는 것이다.
그러다 PGM이 설립됐고 첫 PGM 선교사가 탄자니아에 파송됐다. 그 첫 선교사도 당연히 현지인 목회자 사역에 초점을 맞췄다. PGM과 소속 선교사는 같은 비전, 눈물의 기도를 통해 PGM 바이블 칼리지를 세웠다. 현지인 목회자 중에는 신학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뜨거운 열정만으로 목회하는 분들이 많았다.
성도들의 많은 기도와 재정적 헌신으로 신학교가 세워졌다. 현지인 목회자들이 3년 동안 기숙사에서 살면서 제대로 된 신학교육을 받고 ‘선교사적인 목회자’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모두가 목양지와 가족을 떠나 3년 동안 훈련을 받겠다고 자원했기에 강도 높은 훈련이 가능했다.
이들이 졸업할 때는 투철한 선교적 사명의 선포가 이뤄졌다. 그들은 각자의 목양지로 돌아가 주변 아프리카 다른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적인 목회’를 펼쳤다. 선교사적인 목회자가 된 것이다.
아프리카에서부터 현지 목회자가 선교적인 목회자로 양육되고 훈련 파송되기 시작하자 다른 대륙과 선교지에도 똑같은 사역이 불길처럼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시아의 선교지에서도 오랫동안 이 사역을 한 결과 많은 현지 목회자가 배출돼 심한 핍박 속에서도 선교적인 목회를 감당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선 PGM 소속 함춘환 선교사가 헌신적으로 신학교 사역과 교회 개척 사역을 하고 있다. 선교적인 목회자와 선교적인 교회를 세우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사역하는 PGM 선교사들이 현지인 목회자를 지속적으로 양육·훈련해 선교적인 목회로 인도한다.
PGM 소속 선교사는 멕시코 유카탄반도에서 시작된 애니깽 농장의 한인 후손들을 위한 선교도 진행한다. 현지 원주민 목회자 양성과 훈련에 주력하는데, 특별히 젊은 선교사 양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PGM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현지인 목회자 양육에 힘쓰고 있다. 영국에서는 최종상 선교사가 운영하는 ‘암노스 개척교회 목회자 훈련학교’를 돕고 있다. 영국 현지인 목회자를 양육하는데, 선교적인 목회를 하는 선교사적인 목사로 양육한다. 이처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유럽을 살리기 위해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살리는 데 전심을 다하는 선교사들이 PGM과 한 비전으로 협력하는 귀한 선교 동지다.
단기선교이든 장기 선교이든 PGM이 주장하는 선교의 핵심 가치는 ‘목회자가 변화돼야 교회가 산다’는 것이다. 이 소명 아래 현지인 목회자 양육과 훈련에 전심을 다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목회의 패러다임 가운데 큰 교회로 성장시키려는 비전이 아니다. 선교적 목회의 패러다임으로 모든 목회자가 선교사적인 목사가 될 때 선교 현지의 모든 교회도 선교적인 교회와 성도들로 변화될 것이다. 이것이 선교의 제4물결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