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은 바이러스 보균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C형 간염은 식기를 함께 쓰는 것 등으로 전파되지 않는다.
남이 사용하던 주사, 손톱깎이, 면도기, 칫솔 등을 잘못 사용했을 때 피부 또는 점막에 발생하는 상처를 통해 전파된다. 주사나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함부로 공유해선 안 되는 이유다. 또한 문신이나, 피어싱, 침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올바르게 소독이 안 된 기구를 사용하면 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약 1%가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이고, 전체 만성 간질환의 약 10~15%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70~80%가 만성간염으로 발전하고, 간경변증 또는 간암으로 이행할 위험성도 30~40%나 된다. C형 간염은 또한 아직 예방백신이 없다. 따라서 예방백신이 있는 A·B형 간염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C형 간염의 진단은 혈액 검사를 통해 C형 간염 항체를 검출하고 양성인 경우 바이러스의 RNA 유전자를 직접 검출해내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간이 얼마나 손상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 및 간 섬유화 스캔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 C형 간염은 치료율이 98%에 이른다. 괜찮은 경구용(먹는) 약제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기 때문이다. 2~3개월 정도만 복용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좋고, 기존의 주사치료보다 부작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대한간학회는 단기간에 C형 간염 환자들을 선별, 치료할 수 있도록 40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코로나19 유행 사태에서도 보듯이 감염병은 확산 이후에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게 문제다. C형 간염도 조기진단·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본다.
일반인 및 C형 간염 환자들을 위한 대한간학회의 권고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C형 간염환자는 혈액/장기/조직/정액 등을 공여하지 않도록 하고 피부에 상처를 줄 수 있는 각종 도구를 개별 사용하며 출혈이 있는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노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②정맥주사 약물남용자는 이를 중단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③피부에 상처를 내는 시술 행위에 사용되는 기구는 엄격한 기준에 의해 소독 후 사용토록 해야 한다. ④C형 간염 환자는 성행위 상대가 다수일 경우에는 콘돔사용을 권장한다. ⑤C형 간염의 위험인자를 가진 임산부나 의심되는 경우 항체검사를 시행한다. ⑥알코올/비만/인슐린 저항성은 C형 간염의 만성화와 악화에 영향을 주므로 단주/운동/식이 조절을 통한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⑦A·B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없는 만성 C형간염 환자는 예방백신을 접종한다.
장재영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