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는 탐정의 대명사다. 영국 작가인 아서 코넌 도일(1859∼1930)이 창조한 추리소설 주인공으로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사냥 모자, 망토 코트, 굽은 파이프, 회중시계, 돋보기 등은 영국 신사 홈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명탐정 홈스는 코넌 도일의 1887년작 ‘주홍색 연구’에서 처음 등장한다. 그 후 1927년까지 장편 4편, 단편 56편에서 활약한다. 사소한 단서도 놓치지 않고 예리한 관찰력과 논리적 추리, 번뜩이는 통찰력으로 미궁에 빠진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홈스 시리즈는 출판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을 정도로 인기다. 영화, 연극, 뮤지컬, TV드라마 등으로도 리메이크됐다.
1927년 마지막 작품을 남기고 사라진 홈스는 80여년 만인 2011년 화려하게 부활한다. 코넌 도일 재단에서 홈스 작가로 공식 지정한 앤터니 호로비츠가 ‘실크 하우스의 비밀’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2007년 영국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호로비츠는 8년간의 자료 조사와 집필 작업을 거쳐 원전 느낌의 홈스를 완벽하게 복원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2015년에 두 번째 홈스 작품인 ‘모리어티의 죽음’을 펴낸다.
이처럼 홈스가 재탄생한 데 이어 한국판 홈스도 출현하게 됐다. 그동안 탐정업과 탐정 명칭 사용을 금지했던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오는 5일부터 탐정 사무소 개업이 가능해져 탐정들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해외에는 탐정 제도가 잘 구비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독 한국만 불법이었다. 그래서 그간 민간조사원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며 고객 의뢰를 받아 사건, 사고, 정보 등을 조사해왔다. 이젠 탐정업 합법화로 이 분야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다. 뒷조사 이미지가 강했던 흥신소, 심부름센터 등도 탐정 사무소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엄존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탐정 시대가 열린 마당에 탐정업을 규율할 관련 법 제정이 필요해보인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