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배터리 ‘빅3’가 지난 2분기(4~6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화학은 코로나 와중에 ‘어닝서프라이즈’급 실적을 거뒀다. 삼성SDI 역시 팬데믹 여파에도 ESS와 소형 배터리 매출 증가를 통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업계 3위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일회성 비용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분기 전지 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화하는 어닝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는 지난 분기 전지부문에서 매출 2조82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 와중에 ‘진짜 실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난 분기 유럽과 중국 등 전 세계 친환경 정책 확대에 따른 전기차 판매 증가, 북미지역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공급 등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25% 증가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폴란드 공장 수율 등 생산성 개선, 원가 절감 등으로 자동차 전지 사업에서 흑자를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화학은 3분기도 자동차 전지 유럽향(向) 출하량 확대와 자동차용 원통형 전지 판매 증가 등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하반기 유럽 주요 고객사(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신규 모델 출시가 예정됐다. 원통형 전지가 탑재된 전기차 판매확대가 전망된다”며 “3분기 전지사업 매출은 2분기 대비 25% 확대가 예상된다. 연간 단위로 13조원대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2위인 삼성SDI는 코로나 여파에도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2분기 전지 사업부 매출은 1조918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0% 증가했다.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전지는 코로나로 인한 주요 고객 비가동 영향을 받아 매출이 감소했지만, ESS는 미주 전력용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증가했다. 소형전지의 경우 주요 어플리케이션용 배터리 매출이 증가했다.
하반기는 중대형 전지 매출이 늘고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자동차전지는 유럽 전기차 지원정책 확대 영향으로 판매가 늘고 ESS는 해외 전력용 중심으로 판매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며 “소형전지는 e바이크 스쿠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원형 배터리 판매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은 2분기 글로벌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일회성 비용의 증가로 인해 전 분기보다 89억원 늘어난 113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치열한 체질개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쿠키뉴스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