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는 정당이 개최하는 전국적인 대의원 대회다. 전국의 당원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참가해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주요 지도부를 선출하거나 대통령 후보자를 결정한다. 간혹 당헌, 당규 등을 개정하거나 당의 진로, 주요 사안 등을 결정하기 위해 열기도 한다. 정당의 매우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전당대회는 정당 정치의 꽃이라고 불린다. 그런 만큼 주요 정당들은 대형 실내 체육관이나 전시관에서 지도부가 총출동하고 수많은 대의원과 일반 당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축제처럼 행사를 치러왔다.
하지만 올해는 전당대회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2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여의도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대회장을 지킨 인원은 사회자, 영상 송출 인력, 소수의 실무자 등 10여명이 전부였다. 지난 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했던 사진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비상상황이 발생해 전당대회가 온라인 방식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지도부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대부분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사상 초유의 비대면 전당대회가 된 것이다. 이해찬 대표는 녹화영상으로 인사말을 했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출마한 후보들은 별도의 공간에서 대기하다 차례가 되면 대회장으로 들어가 마스크 차림으로 정견을 발표했다. 이날 당 대표로 선출된 이낙연 후보는 녹화영상으로 정견을 발표했고, 당선이 확정된 뒤엔 화상 연결을 통해 집에서 수락 연설을 했다.
대회 전 과정이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고 실시간 동시 접속자가 3000~5000명대였지만 맥이 빠진 분위기였다. 이목이 쏠려 지지율이 치솟는 컨벤션 효과는 기대 난망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절실한 상황이라 정치권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무서움을 정치권도 이번 사태를 통해 자신의 문제로 절감했을 것 같다.
라동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