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 팬서’의 주인공 채드윅 보즈먼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가 사망 전 친구에게 보낸 문자가 최근 공개됐다. 그는 힘든 투병 생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할리우드 배우 조시 게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보즈먼이 마지막으로 보내온 문자메시지 중 하나”라며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보즈먼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자”고 친구 게드를 격려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보즈먼은 “네가 만약 로스앤젤레스에 있다면 오늘 아침 끊임없이 비가 내리는 희귀하고 평화로운 소리에 잠에서 깼을 거야”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때문에 실내에 갇혔고, 캘리포니아의 태양도 볼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비가 멈췄고 오늘의 폭풍도 걷혔으니, 난 게드 네가 밖에 나가 깊게 심호흡을 했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많은 비가 내린 후 지금의 공기가 얼마나 상쾌한지 느껴봐”라며 “이 순간, 숨을 들이쉬고 내쉬자”고 덧붙였다.
보즈먼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표했다. 그는 “맑은 하늘의 햇빛이든, 어두운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이든 하나님이 창조한 것들의 모든 순간을 잘 활용하고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유의 유머 섞인 말도 잊지 않았다. 보즈먼은 “만약 내일 또 비가 온다면 항아리나 통을 꺼내 비를 담을지도 모르겠다”며 “필터를 거치면 어떤 브랜드 물보다 알칼리성이 강한 물을 갖게 되겠지”라고 했다.
게드는 트위터에서 “그는 매 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고 있었다”며 “오늘 밤 천사는 가장 강력한 천사 중 하나를 맞이했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게드는 2017년 보즈먼이 투병 중에 촬영했던 영화 ‘마셜’에 함께 출연했었다.
2003년 드라마 ‘서드 워치’로 데뷔한 보즈먼은 영화 ‘42’ ‘제임스 브라운’ ‘메시지 프롬 더 킹’ 등에 출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