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가 두 손가락에 꼽을 만큼 악명 높은 난코스에서 ‘코로나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의 주인이 나온다. 17일 오후 7시50분에 티오프해 나흘간 펼쳐지는 제120회 US오픈의 개최지는 역대 오버파 우승자가 속출할 만큼 어려운 코스로 설계된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 윙드풋 골프클럽(파70·7477야드)이다.
윙드풋 골프클럽은 앞서 US오픈을 5차례 개최했는데, 최종 합계에서 언더파를 쓴 챔피언은 1984년 4언더파로 우승한 퍼지 죌러(69·미국)가 유일하다. 이곳에서 가장 최근에 개최된 2006년 US오픈에서는 제프 오길비(43·호주)가 5버파로 정상을 밟았다. 197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로 이곳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는 수지 버닝(79·미국)이 11오버파로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우즈는 16일(한국시간) US오픈 기자회견에서 윙드풋 골프클럽의 난도에 대해 “오크몬트와 1~2위를 다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오크몬트 골프클럽(파71·7254야드)은 곳곳에 도사리는 벙커와 빠른 그린 탓에 ‘마조히스트의 은신처’라는 악명을 얻은 코스다.
1996년 PGA에 입회해 24년간 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기록(82승)을 달성하고 ‘황제’의 칭호를 얻은 우즈가 오크몬트와 함께 ‘투톱’으로 지목할 만큼 윙드풋 골프클럽은 난도 높은 코스로 평가된다. 미국 NBC방송 산하 골프채널은 윙드풋 골프클럽에 대해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길며 그린이 심하게 굴곡진 코스”라고 설명했다.
올해 US오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6월에서 3개월이나 순연됐다. 이로 인해 지난 시즌 중 개최되지 못하고 지난 11일에 개막한 PGA 투어의 2020-2021시즌으로 재편성됐다. 지난 8월 PGA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메이저 대회이기도 하다.
정상급 선수들은 올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쟁취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우즈와 더불어 베테랑 필 미켈슨(50),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36·이상 미국), 유럽의 강자인 욘 람(26·스페인)과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가 티오프를 조준하고 있다. US오픈에서 6차례나 준우승하고도 유독 정상에 오르지 못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우승)을 미완의 과제로 남긴 미켈슨은 이 대회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들도 ‘코로나 시즌’ 첫 메이저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강성훈(33)은 17일 오후 8시12분, 김시우(25)는 18일 오전 1시43분, 안병훈(29)은 18일 오전 2시49분에 각각 1라운드를 티오프한다. 임성재(23)는 ‘남미의 샛별’ 호아킨 니만(22·칠레), PGA 투어의 신흥 강자 캐머런 챔프(25·미국)와 같은 조로 편성돼 18일 오전 1시54분에 출발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