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8)이 한 경기 4골을 퍼부으며 궁지에 몰린 토트넘 홋스퍼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손흥민이 프로 데뷔 후 4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흥민은 19일(현지시간) 세인트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턴과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후반에 걸쳐 4골을 연달아 집어넣으며 팀의 5대 2 역전승을 견인했다.
2015년 EPL에 데뷔한 손흥민이 한 경기에서 3골 이상 넣은 건 2017년 3월 FA컵에서 당시 3부 리그팀 밀월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한 것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해트트릭을 두 차례 기록했지만 한 경기 4골을 넣은 적은 없었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호흡이 빛났다.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던 전반 종료 직전 탕귀 은돔벨레가 역습상황에서 케인에게 공을 찔러줬고 케인은 이를 중앙에서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패스가 길어 슈팅 각도가 충분치 않았지만 손흥민은 반대편 골망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두번째 골과 세번째 골 역시 케인의 도움을 받아 손흥민이 마무리했다. 후반 시작 1분만에 케인이 중원에서 넘어온 공을 받아 상대 골문 중앙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찔러줬다. 손흥민은 미리 뛰어나온 골키퍼를 쳐다본 뒤 왼발로 시원한 슈팅을 작렬, 역전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후반 19분에도 하프라인 인근에서 찔러준 케인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깔아 차 득점했다. 후반 27분엔 에릭 라멜라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손흥민에게 연결했고, 손흥민은 이를 깔끔하게 차넣으며 자신의 프로생활 한 경기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토트넘은 이후 후반 36분 케인이 올 시즌 첫 골을 넣으며 득점을 추가했다. 사우스햄턴은 선제골을 넣었던 대니 잉스가 후반 막판 페널티킥을 넣었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리그 개막전인 에버턴전에서 졸전 끝에 0대 1로 패한 데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에선 불가리아팀 로코모티프 플로브디프에 겨우 이겨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