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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10월 5일] 작은 자야, 너를 사랑한다



찬송 : ‘주여 나의 병든 몸을’ 471장(통 528)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가복음 2장 1~12절


말씀 : 사람들이 중풍병자를 침상에 메고 왔습니다. 이들은 집 앞에 사람들이 꽉 차서 들어갈 수 없으니까 지붕에 구멍을 뚫어 중풍병자가 누운 침상을 내립니다. 중풍병자를 여러 사람이 침상에 메고 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지붕까지 뚫어서 중풍병자를 달아 내리는 것은 보기 드문 일입니다.

중풍병자는 어떤 사람이고 중풍병자를 메고 온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저는 중풍병자가 부자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했었습니다. 한데 이 대목을 헬라어성경으로 읽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풍병자가 누워 있던 침상이 헬라어로 ‘크라밭토스’인데 이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쓰는 잠자리라고 합니다. 나무를 얼기설기 엮어서 그 위에 담요를 깐 것입니다. 허름하기 짝이 없지요. 그렇다면 중풍병자가 부자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아, 중풍병자가 부자가 아니고 가난뱅이라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우선 동네 사람들이 중풍병자를 예수님께 데리고 온 동기부터 달리 생각이 듭니다. 동네 사람들은 부자에게 도움받은 것을 갚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무도 돌봐 줄 사람이 없는 불쌍한 청년을 살려내기 위해서 그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풍병자의 부모가 나타나지 않는 점도 심상치 않습니다. 자식이 이런 지경에 있으면 동네 사람들보다 부모가 더 애가 닳아서 서둘러야 옳은데 부모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습니다. 부모가 돌아가신 것이 분명합니다.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고, 일가붙이도 없고 비빌 언덕이 없습니다.

중풍병자는 동네에서 큰 사람이 아니라 작은 사람이고, 힘없고 보잘것없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딱한 사람 하나를 살려내기 위해서 온 동네 사람들이 자기 일처럼 나서서 애쓰는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더군다나 무리 때문에 집에 들어갈 수 없으니까 지붕까지 뚫어서 기어코 예수님을 만나게 하는 것을 보면 동네 사람들이 그 청년을 살려내려고 얼마나 지극한 정성을 쏟고 있는지를 짐작할 만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5절)을 보셨습니다. ‘그의 믿음’이 아니라 ‘그들의 믿음’입니다. 동네 사람들의 믿음입니다. 가난하고 외로운 청년을 제 자식처럼 돌보는 마음, 힘들고 어렵지만 그 청년을 침상에 메고 낑낑대며 찾아온 수고, 길이 막혔어도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 이것이 그들의 믿음입니다.

예수님은 중풍병자에게 ‘작은 자야’(5절) 하고 불러줍니다. 부모 잃고 가진 재산도 없이, 몹쓸 병에 걸린 이 사람은 세상에서 ‘작은 자’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이런 작은 자를 정성껏 돌보아 주었고, 예수님도 이런 작은 자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네가 작은 자라는 것을 내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작은 자를 지극히 사랑한다.’ 예수님이 마음으로 들려주는 이 말씀에 중풍병자는 가슴이 뭉클했을 겁니다.

기도 : 하나님, 지극히 작은 사람까지도 살펴주시니 고맙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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