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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10월 27일] 영광인가 십자가인가



찬송 : ‘십자가를 질 수 있나’ 461장(통 519)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가복음 10장 35~41절

말씀 :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조용히 찾아와서 예수님이 영광을 누리게 될 때 자기들이 오른쪽과 왼쪽 자리를 차지하게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사실 부탁이 아니라 청탁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사실은 창피한 노릇입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이 사실이 부끄러웠던지 야고보와 요한이 아니고 그들의 어머니(마 20:20)가 한 것으로 살짝 바꾸어 놓았지만 그게 그겁니다. 누가복음은 아예 빼버렸습니다.

예수님은 야고보와 요한 형제의 부탁을 받고 기가 막혔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죽음을 각오하고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길인데, 제자들 가운데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야고보와 요한까지도 예수님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요. 야고보와 요한 형제가 하는 말을 잘 들어보면 “주의 영광중에서”(37절)라는 표현을 씁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틀림없이 높은 자리에 올라 최고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것은 엄청난 오해이고 착각입니다. 예수님 앞에는 영광이 아니라 죽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들에게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38절)고 묻습니다. 예수님이 마실 잔은 축배가 아니라 독배이고, 예수님이 받을 세례는 영광이 아니라 십자가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 오른쪽 왼쪽 자리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에 함께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동네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초상집에서 떡을 하니까 그 손주 놈이 떡을 들고 다니면서 신이 났습니다. 애들이 떡을 얻어먹으려고 초상집에 우르르 몰려갔지요. 손주 녀석이 애들한테 떡을 조금씩 다 나누어 주고 한 아이만 빠뜨렸습니다. 그 애가 떡 좀 달라고 사정사정했지만 끝내 안 주고 말았습니다. 떡을 못 얻어먹은 놈은 엉엉 울면서 그랬습니다. “너, 우리 할머니 죽으면 내가 떡 주나 봐라.” 흐이그, 이런 철딱서니 없는 놈들 같으니라고. 할머니가 죽든 말든 떡 먹는 것만 다투고 있으니 기가 막힐 일이지요. 야고보와 요한 형제가 이놈들을 똑 닮았습니다. 예수님이야 죽든 말든 오른쪽 왼쪽 자리를 차지할 궁리만 하고 있었으니까요.

야고보와 요한 형제만 이런 생각을 품고 있었을까요. 이들이 예수님께 자리 청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머지 열 명의 제자들이 화를 냈다고 합니다.(41절) 선수를 뺏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예수님의 제자들이 한통속입니다. 제자들은 희한하게도 재물에 대한 욕심은 없는데 감투에 대한 욕심은 대단합니다. 갈릴리 촌구석에서 조상 대대로 변변한 벼슬자리 하나 차지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이 한이 맺힌 모양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면 이런 욕심까지도 버려야 합니다.

기도 : 하나님, 저희가 세상의 영광이 아니라 하늘의 영광을 구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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