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먼저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두고 선한 청지기로서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위원회는 27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기후위기 시대, 연대의 공동체 만들기’ 특강을 개최했다(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강의는 비대면으로 진행했고 질의응답도 실시간 댓글을 활용했다.
윤 교수는 “기후변화라는 말 대신 심각성을 더한 기후위기라는 말이 보편화했다”면서 “특히 2020년은 기후위기 인식 전환의 원년”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역대 최장이던 54일간의 장마에, 6월 평균기온은 22.8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생태계 파괴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음도 지적했다. 코로나19로 대표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산림면적 축소와 숲의 파괴 등으로 인간이 매개 동물인 박쥐나 천산갑과 접촉이 늘어나며 발병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윤 교수는 “한국은 1990년에 비해 2017년 온실가스 배출이 2배 이상 늘어나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세계 7위를 기록하는 등 기후 악당 국가로 비판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 주도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중앙집중형 에너지 정책이 주범으로 꼽힌다고 했다. 이젠 독일이나 덴마크처럼 재생가능 에너지의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이고 시민이 에너지를 절감하는 동시에 직접 태양광 등의 생산자가 되는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교회와 교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신교인인 윤 교수는 “창세기 1장에서 계속 반복되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말씀처럼 보시기 좋도록 지으신 만물을 인간이 훼손하는 게 얼마나 잘못인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 시대, 믿는 자들이 먼저 기후 시민이 돼 선한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자”면서 “교회가 성경의 생태윤리적 이해를 돕는 교육의 장이 되고, 교인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협동조합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NCCK는 생명 정의 평화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내년 3월 한국교회 아카데미를 정식 개강한다. 생태정의 평화통일 디아코니아 화해문화 에큐메니컬 인문학 6개 분야의 강좌가 개설된다. 이번 강의는 내년 개강에 앞서 미리 열린 것으로 ‘한국교회 아카데미 프리스쿨’로 명명됐다. 다음 달 3일에는 한반도 평화와 공공외교를 주제로 강연이 예정돼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