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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성윤리·절제 능력 상실한 존재로 봐선 안돼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한밀교회에서 표현 양심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 전체 청소년의 첫 성관계 경험 연령이 평균 13.6세이므로 성윤리 교육 및 혼외 성관계의 문제점을 알리는 교육은 아무 효과가 없다. 차라리 어릴 때부터 안전한 성관계 방법, 즉 피임법을 교육해야 한다.”

성교육과 관련해 어떤 사람들은 이처럼 절제교육 무용론을 주장하며 피임교육의 중요성만 강조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질병관리청 ‘제14차(2018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 중 약 94.3%는 성관계를 경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5.7%에 해당하는 응답자의 첫 성경험 연령이 평균 13.6세였다. 마치 우리나라 전체 청소년이 평균 13세에 성관계를 하므로 피임 위주의 성교육이 답이라고 주장하는 셈이다.

해외에서도 이런 일은 허다하다. 미국 역시 청소년 대부분이 성관계를 즐기고 있다는 언론 조작이 있었다. 그러나 가족성장국가조사(the National Survey of Family Growth)에 따르면 2006~2008년 청소년 중 약 60%는 성관계하지 않고 절제하며 생활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킬 것은 지키자는 성교육, 즉 성도덕과 결혼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교육이 과연 효과 없는 구시대의 진부한 교육인가. 성교육 현장에서 10대는 아예 절제 및 자기조절 능력을 상실한 존재로 치부돼야 하는가. 그들에게 콘돔과 피임약을 성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게 유일한 답일까.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보고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절제력을 함양하는 교육의 효과에 대한 증거’ 보고서에 따르면 전인적인 절제력과 자기 조절 능력을 고취하는 성교육은 신체적·정신적 웰빙 및 청소년이 미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성적인 충동에 마냥 끌려다니지 않도록 절제력을 함양, 지켜낼 것은 지키자”는 취지의 건강한 성교육이 젊은이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10대부터 활발한 성행위를 하면 이는 건강상의 심각한 문제를 남기거나 정신적·정서적 웰빙을 감소시키며 낮은 학업성취도, 혼외 출산 등을 초래하는 경향이 높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보고서는 프리섹스를 조장하는 외설적 성교육에 대항하는 총 22가지의 절제력 함양 성교육 프로그램들의 효과를 다룬다. 이들 22개 프로그램 중 17개에서 10대가 충동적으로 성교를 시작하는 시점이 지연되고 조기 성행위가 감소하는 긍정적 결과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앱스티넌스 온리 인터벤션’(2010년) 교육을 받은 학생의 3분의 1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성관계 시작 연령이 늦춰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5개 공립학교에선 ‘리즌 오브 하트’(2008년)라는 절제력 함양 성교육 후 1년 뒤 해당 교육을 받은 학생의 9.2%가 성관계를 시작했지만, 교육받지 않은 학생은 16.4%가 혼외 성관계를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헤리티지 키퍼스’ 교육 프로그램을 받은 중고생은 1년 뒤 시행한 조사 결과 해당 교육을 받은 학생은 14.5%가 성관계를 시작했지만,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은 26.5%가 성관계를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거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미국 중서부의 5개 도시 중학교에서 진행된 ‘지킬 것은 지키자’(2005년) 교육은 인성 함양과 절제의 이점을 알리는 성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이 교육을 받은 학생 역시 혼외 성관계 감소, 성관계 파트너 감소 경향을 보였다.

뉴욕 먼로 카운티에서 진행된 10대 성교육 프로그램 ‘나는 아직 성관계할 나이가 아닙니다’(Not Me, Not Now)는 라디오·TV 광고, 부모·학생 교육 등 캠페인으로 진행됐다.

그 기간 15세의 성행위 비율이 46.6%에서 31.6%로 떨어졌고 15~17세 소녀의 임신율은 1000명당 63.4명에서 49.5명으로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아칸소주의 20개 학교에서 시행된 '앱스티넌스 바이 초이스’(2001년) 교육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헤리티지재단은 미국 부모의 80%가 학교에서 자녀에게 성관계할 권리 및 피임을 강조하는 ‘세이프 섹스’ (safe sex) 교육보다는 절제력을 함양하는 성교육을 시행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절제력 함양의 이점을 배울 필요가 있는 10대들이 절제의 이점을 전혀 듣지 못하게 가로막는 성교육 현실을 지적하며 “10대의 성행위는 본인과 사회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성교육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나타난다. 그중 하나는 성적 자기결정권에 따라 합의를 했다면 청소년 성관계를 인정하라는 일명 ‘세이프 섹스’ 교육이다. 다른 흐름은 결혼과 책임, 생명의 중요성을 알리는 훈육을 통해 절제력을 길러 청소년이 결혼할 때까지 혼외 성관계를 갖지 않도록 돕는 ‘앱스티넌스’(abstinence) 교육이다.

결혼이라는 울타리 외의 성관계는 간음임을 가르치는 기독교 성교육은 후자인 앱스티넌스 교육과 다소 통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기독교 성교육은 이미 간음을 한 청소년이 죄책감에 머물게 내버려 두지 말고 성령 안에서 진정한 회개를 통해 사랑의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도록 돕는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는 점에서 앱스티넌스 교육과는 차이가 있다.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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