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십자가를 질 수 있나’ 461장(통 519)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예레미야 4장 3절
말씀 :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오랜 시간 내버려진 땅을 묵은 땅이라고 합니다. 거기에는 씨앗을 뿌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너희 묵은 땅을 갈고 가시덤불에 파종하지 말라.” 묵은 땅, 내 심령의 묵은 땅은 먼저 관심을 필요로 합니다. 내 마음이 왜 이렇게 굳어졌는지, 나는 왜 말씀이라는 씨앗이 뿌려져도 튕겨져 나가는지, 왜 씨앗을 품을 수 없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합니다.
땅을 갈아엎지 않은 채 파종을 하면 제대로 수확할 수 없습니다. 땅을 가는 일은 당장은 별 의미 없는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신의 존재의 토양, 자기 일상의 토양을 외면한 채 그저 씨앗만 열심히 뿌려댄들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묵은 땅일수록 척박한 땅일수록 갈아엎는 작업은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 심령의 묵은 땅을 어떻게 기경해야 할까요. 먼저 돌을 골라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방해하는 돌들이 무엇인지 직면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고집일수도, 얄팍한 지식일 수도, 경험일 수도 상처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건 그 돌들을 치우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돌을 골라냈다면 이제 잡초를 뽑아내야 합니다. 돌과 잡초는 비슷한 듯해도 조금 다릅니다. 돌은 더 커지지는 않지만, 잡초는 그냥 두면 계속 자랍니다. 번식합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우리 안에 잡초는 세상이 주는 영양분을 먹고 자랍니다. 세상의 가치관을 먹고 무성해집니다. 상황이 그 정도까지 되면 세상을 바라보아야 평안이 생기고 말씀 앞에 서면 도리어 불편해집니다. 어서 그 잡초를 뽑아야 합니다.
돌도 치우고 잡초도 뽑았다면 이제 땅을 갈아엎는 것은 훨씬 쉬워집니다. 심령의 묵은 땅을 갈아엎는 도구는 세상의 지혜가 아닙니다. 세상의 지혜도 땅의 표면을 갈아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존재 깊숙한 곳까지 기경해 주지는 못합니다. 우리의 존재를 기경하는 것은 오직 말씀이라는 쟁기와 믿음의 공동체라는 쟁기 밖에 없습니다. 믿음의 공동체는 서로 사랑의 마음으로 치워주고 뽑아주는 공동체입니다.
묵은 땅을 기경하는 일에는 결정적으로 능숙한 농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우리 심령의 땅을 갈아엎는 일에 있어 능숙한 농부는 우리 자신일 수 없습니다. 우리의 가장 지혜롭고 능숙한 농부는 바로 성령님이십니다. 그분께 ‘나’라는 땅을 내어 드려야 합니다. 땅을 갈아엎는 일은 농부에게도 땅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제 열매 맺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심령의 묵은 땅을 갈아엎는 일, 그것은 옥토가 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나의 심령을 주님께 내려놓습니다. 우리 심령의 묵은 땅을 기경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홍선경 목사(나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