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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1월 8일] 네가 본디 어떤 사람이었는지 잊지 마라



찬송 : ‘나 같은 죄인 살리신’ 305장(통 405)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가복음 2장 1~12절


말씀 : 가버나움에 사는 한 중풍병자가 사람들의 도움으로 예수께 나옵니다. 네 사람이 그를 침상 채로 메고 왔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출입문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자 아예 지붕을 뜯어 그가 누운 상을 내려 예수 앞으로 내려놓습니다. 천장에서 후두두 흙덩이가 떨어지고 온 집안에 먼지를 일으키는 소동을 벌이며 그는 침상째로 예수 앞에 내려집니다. 흙먼지 속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걱정과 안도감, 간절함과 어색함으로 뒤범벅돼 있습니다.

예수님은 누워있는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십니다.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일어나 네 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예수님은 그에게 치유 선언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그다음 행동까지 일러주십니다. “일어나 네 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주님은 왜 그에게 누워있던 침상을 들고 가라 하셨을까요. 왜 굳이 그러셨을까요. 그 뜻은 ‘네가 본디 어떤 사람이었는지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중풍병자에게 그 침상은 이전 삶의 상징입니다. 중풍병자로 누워 산다는 것은 무방비 상태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를 다 보여 주는 삶입니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등 그의 삶 전부가 그 침상 위에서 이뤄집니다. 흘린 음식물 오물도 묻어있고 땀 냄새도 배어 있습니다. 그의 삶의 무능과 부끄러움, 수치의 역사가 다 들어 있는 침상입니다. 더럽지만, 그에게는 삶의 테두리가 되어 주었던 침상이기도 합니다. 그의 세계였던 그 침상은 그가 주님이 그를 치유하시기 전 그간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우리 모두에게 이런 침상이 있습니다. 자신의 과거 부끄러운 모습을 고스란히 떠오르게 하는 침상 말입니다. 그 침상을 예수께서 들고 가라 하십니다. 네가 본디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잊지 말라 하십니다. 너는 너 스스로 주체적 삶을 살지 못했고, 죄에 매여 살았던 존재임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네 친구의 사랑과 헌신으로 예수 앞에 나왔고 예수의 은혜로 구원받은 존재임을 그 침상을 보며 잊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믿음의 공동체는 서로의 침상을 보여 주는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만난다는 것은 더는 이전의 나의 침상을 감추거나 숨기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너를 이해하기 위해 너의 침상을 보기도 하고, 또 내가 이해받기 위해 나의 침상을 보여주기도 하는 관계입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침상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관계입니다.

우리는 본디 하나님과 무관하게 살던 죄인이었음을 기억합시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그 모든 것은 우리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님을 기억합시다. 내 과거의 침상을 감추지도 말고, 그렇다고 치장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합시다. 그럴 때 우리는 더 큰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는 본디 죄에 매여 살던 죄인이었음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지금 누리는 은혜가 얼마나 큰 은혜인지 알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홍선경 목사(나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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