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주의 말씀 받은 그날’ 285장(통 209)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5장 1~11절
말씀 : 그날은 시몬 베드로가 밤새도록 수고했지만 아무 수확 없이 돌아온 날이었습니다. 빈 배로 돌아와 빈 그물만 씻고 있는데, 그런 그의 앞에 주님이 찾아오십니다. 오셔서는 배를 빌리자 하십니다. 배를 빌려드리자 주님은 그 배를 강단 삼아 앉으시고 육지 쪽에 있는 사람들을 가르치십니다. 무리를 향해 말씀을 다 마치시고는 갑자기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시몬은 게네사렛 호수에 대해 알 만큼 아는,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어부입니다. 언제 어느 지점에 가야 고기가 많은지, 또 고기들이 어느 길을 좋아하는지도 잘 아는 베테랑 어부입니다. 그런 시몬에게 주님은 권면인지 명령인지 모를 말씀을 하십니다.
베드로의 경험과 이성에 충돌하는 말씀이지만 그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려 보겠다”며 말씀대로 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물에 올라온 고기가 얼마나 많은지 그물이 찢어지고 두 배에 가득합니다.
바다 배 그물 물고기 모두 베드로에게는 일상입니다. 그의 일상 속에 주님이 들어오셨습니다. 그가 주인이고 그가 다 알아서 해온 영역입니다. 주님이 내 영역에 들어오시더니 나의 일상에 참견하십니다. “주님, 제가 더 잘 알아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님, 모르시나 본데 제가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그리고 지금 막 거기서 실패하고 돌아왔는데 다시 해보라니요.’ 주님의 말씀과 내 지식과 경험이 충돌합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예수님 앞에서 자신의 경험과 판단을 내려놓습니다. 주의 말씀에 딱히 동의가 되는 것도 아니고 기대하는 것도 없지만 그냥 말씀대로 해봅니다. 방금 배 위에서 사람들에게 가르치시는 것을 어깨너머로 잠시 들었을 뿐 대단한 믿음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주의 말씀대로 하자 그물이 찢어지도록 물고기가 올라옵니다. 베드로는 처음에는 잡은 고기에 놀랐지만, 그의 시선은 곧 예수에게로 옮겨집니다. 그는 매우 뜻밖의 반응을 보입니다. 예수님 앞에 엎드리며 말합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베드로는 뜬금없이 자신이 죄인이라고 고백합니다. 주님이 베드로의 빈 배를 가득 채워 주셨는데, 그는 계속 채워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동업하자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며 떠나 달라고 말합니다. 자기 배에 오르신 주님으로 인해 자신을 보게 된 것입니다.
지금 내 삶이 빈 배 같으십니까. 밤이 맞도록 수고했건만 아무것도 없으십니까. 그렇다면 주님을 만나기 가장 좋을 때입니다. 주님 말씀 앞에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모두 내려놓기 가장 좋을 때, 내가 죄인임을 발견하기 가장 좋을 때입니다. 나의 빈 배에 찾아오신 주님께 귀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베드로가 본 것을 우리도 보게 됩니다. 베드로의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됩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나의 빈 배에 오시옵소서. 내 일상에 오셔서 내 삶에 간섭해 주옵소서. 주시는 말씀에 의지하여 살겠나이다. 존귀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홍선경 목사(나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