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수출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글로벌 판매량이 700만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자동차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다수 전기차 신 모델을 출시해 코로나 사태로 위축된 글로벌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GM)는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대비 12.4% 줄어든 694만2886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92만6132대가 판매되며 800만대 선이 무너진 후 1년만에 700만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는 쌍용차를 제외하고는 선방했으나, 수출 부진으로 인해 수출물량이 대폭 줄었다. 5개사의 수출은 전년대비 16.5% 감소한 533만5851대를 기록했다.
현대 기아차는 이같은 손실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내놓을 전기차를 통해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순수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500㎞ 이상(국내기준)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도 가속화한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까지 국내에 초고속 충전소 20개소를 직접 설치하고 에너지 기업들과 협력해 충전망을 더욱 확대키로 했다. 해외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전략투자한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 업체 '아이오니티'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해 시장별로 적합한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정식 수장이 된 정의선(사진) 회장 역시 올해를 전기차 등 친환경 미래모빌리티로의 전환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봤다. 정 회장은 지난 4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새해 메시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과는 다른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됨에 따라,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최근 발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신차 출시로 더욱 편리하고 안전할 뿐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매력적인 친환경 이동수단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도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에 적극 나선다. 송호성 기아차 사장은 지난 5일 기아차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본격화되는 올해는 각국의 친환경 정책 강화로 전기차 경쟁이 심화되는 등 시장의 모든 질서가 재편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변화의 대응 속도에 따라 시장의 리더가 뒤바뀔 수 있다”가 강조했다. 이어 “CV를 시작으로 전용전기차 7개 모델과 파생전기차 4개 모델을 활용해 전 차급에 걸쳐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하는 전기차 티어1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성은 쿠키뉴스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