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의 권혁빈(사진) 창업자가 세계 부호 순위에 잇달아 이름을 올리며 그의 ‘자수성가’ 스토리가 새삼 화제를 낳고 있다.
14일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권 창업자는 67억4000만 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전 세계 401번째로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매체는 권 창업자의 재산이 전년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부호 순위에도 권 창업자는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지난해 4월 발표 당시 권 창업자는 29억 달러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돼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보다 재산이 많은 것으로 산정되기도 했다.
권 창업자는 2002년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를 세웠다. 2007년 1인칭 슈팅 게임(FPS) ‘크로스파이어’를 직접 개발하고 이듬해 중국 시장에 이 게임을 내놓아 ‘대륙의 국민 게임’으로 뿌리 내렸다. 중국에서의 흥행에 힘입어 한때 동시접속자 수 1위 온라인게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후 이 게임은 80여개국 10억명의 누적 회원을 보유한 글로벌 흥행작으로 성장했다.
권 창업자는 최근 몇 년간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등의 게임을 연달아 흥행 반열에 올리며 지난해 게임사 매출 ‘1조원 클럽’ 가입을 이끌었다. 또 글로벌 문화 콘텐츠 확산의 공로가 인정돼 지난해 말 게임 업계에선 처음으로 보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권 창업자는 현재 스마일게이트그룹 비전 제시 최고 책임자(CVO) 겸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활발한 외부 활동을 이어오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과 달리 ‘조용한 경영자’의 이미지가 강한 권 창업자는 개발사 인수·합병, IP(지식재산권) 확장, 사회 공헌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왔다. 근래엔 ‘IP 확장’에 관심을 두고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주제로 한 드라마를 중국에서 방영하고 미국 할리우드의 오리지널 필름, 소니 픽처스 등과 영화 제작 및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게임사 매출 규모 ‘TOP5’에 들어가지만 자회사 선데이토즈가 상장돼있을 뿐 직접 상장은 아직 하지 않았다. 권 창업자는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로스트아크’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알피지를 올해 상장 추진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2019년 5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