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선정됐다고 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현지 온라인 구직사이트 ‘슈퍼잡’이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각각 1000명씩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슈퍼잡 측은 “러시아인들에게 푸틴 대통령은 배우나 운동선수도 명함 못 내밀 인기”라고 설명했다. 1952년생으로 한국 나이 70세인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러시아 최고 매력남 자리를 차지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지난 1월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푸틴 대통령의 알몸 얼음물 입수 영상은 전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영하 20도의 강추위에도 얼음물에 몸을 던져 관심을 끌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교회 측이 신자들에게 권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현절 축일 관례를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는 평소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남성미를 과시했다. 해발 2000m에서 스키를 즐기고, 러시아 국가대표 유도팀의 훈련에 참여하거나 아이스링크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로 직접 뛰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상반신을 탈의한 채 말을 타거나 낚시를 즐기는가 하면 다이빙복을 입고 물속에서 작살총으로 큰 물고기를 잡는 모습도 공개했다.
독재국가 지도자들은 종종 ‘강한 지도자’ ‘신성한 지도자’ 등 이미지를 연출하곤 한다. 푸틴 대통령은 여기에 건강미와 함께 남성미를 과시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푸틴은 앞으로도 근육 정치(Muscular Politics)로 자신의 이미지를 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개헌 국민투표를 통해 푸틴은 오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되면 그는 사실상 총 36년을 집권하게 된다. 종신 집권을 꿈꾸는 ‘마초’ 푸틴이 언제까지 상반신을 탈의하며 남성미를 과시하고, 또 러시아인들은 언제까지 그런 그를 매력남으로 바라볼 것인지 궁금하다.
오종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