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이 4일(현지시간)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배우조합(SAG)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SAG 여우조연상을 거머쥐면서 오는 25일 발표되는 오스카상 수상 가능성도 커졌다.
윤여정은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27회 SAG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 수상자가 됐다. 윤여정은 발표 직후 시상식 영상에 등장해 “정말 영광”이라며 “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배우들이 나를 여우조연상으로 선정해줬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함께 후보에 오른 ‘보랏2’의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뉴스 오브 더 월드’의 헬레네 젱겔,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을 한 명 한 명 언급하며 감사를 전했다.
SAG는 세계적인 배우들이 모인 노동조합으로, 매년 소속 배우들이 직접 수상자를 결정한다. 조합원 상당수가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이라 SAG 수상은 오스카 경합에 큰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SAG 상을 받은 수상자가 아카데미상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역시 아시아 영화 최초로 SAG 앙상블상을 받은 후 아카데미 4관왕에 올랐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낸 미국 독립 영화다.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열망하며 미국 남부로 떠난 한인 가족의 정착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윤여정이 연기하는 순자는 어디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를 상징한다. 지난달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