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 길을 따라 걷다가, 개천으로 내려가는 길목의 나무에 제법 굵은 가지 하나가 부러져 땅에 닿을 정도로 겨우 매달린 걸 봤습니다. 그 가지를 볼 때마다 참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봄이 돼 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하자 그 부러진 가지에도 꽃이 폈습니다. 부러져 죽은 것 같던 그 가지에 꽃이 핀 건 아직 나무에 간신히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럴 때가 있습니다. 부러진 인생 같아서 더는 희망이 없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영혼의 끝이 하나님께 붙어있기만 하면 희망이 있습니다. 부러진 가지에도 꽃 필 날이 오듯 우리 인생에도 하나님이 꽃피워 줄 날이 올 것입니다.
꽃은 스스로 피는 것이 아니라 나무에서 공급되는 진액으로 피어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끝까지 하나님만 붙들면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 같은 상황에도 하나님의 능력이 임합니다. 부러진 가지 같은 우리 인생에도 은혜의 꽃이 피고 열매까지 맺히게 될 것입니다. “후일에는 야곱의 뿌리가 박히며 이스라엘의 움이 돋고 꽃이 필 것이라 그들이 그 결실로 지면을 채우리로다.”(사 27:6)
손석일 목사(서울 상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