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환기를 맞은 교회학교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책을 고민할 게 아니라 당장 교회교육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자는 제안도 있다.
교세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교회학교는 코로나19로 사역 전체가 경색됐다. 모이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방역을 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교회들이 전체 좌석수 기준으로 각각 20%와 30%에 해당하는 교인이 모여서 예배를 드릴 수 있지만, 교회학교는 이마저도 모이기 어렵다. 코로나19 감염을 염려하는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교회에 출석하거나 따로 보내는 것 모두를 꺼리는 분위기가 많다.
교회들은 온라인 교회교육 세미나를 열며 활로를 찾고 있다. 최근 몇몇 교회에서 교회교육 세미나를 인도한 이의용 교회문화연구소장은 1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교회학교는 다음세대 양육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이지만 코로나19로 사실상 모든 게 중단됐다”면서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한 뒤 즉시 개선해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년에 따라 진급하는 방식의 ‘학교식 교회교육 시스템’ 대신 공동체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며 “한 반에 초등학교 1~6학년이 모두 섞여 함께 신앙 양육을 받으면 어릴 때부터 교회 공동체 의식이 생길 수 있다”고 제안했다.
우리나라 교회의 교육과정은 제임스 파울러(1940~2015) 박사의 신앙발달단계 이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에머리대 교수였던 파울러 박사는 인간은 연령대별 6단계에 걸친 신앙발달 단계가 있고 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신앙교육을 해야 한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우리 교회들이 학년별로 교육 부서를 나눈 것도 이 이론을 따랐기 때문이다.
가정과 교회의 연계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조이코리아선교회(대표 맹승주 목사)가 1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코로나 이후, 다음세대 교육 진단’ 세미나에서 김태훈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자립개발원 교육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설교 영상과 함께 각 가정에서 찬양과 기도, 함께 나눌 질문 등을 할 수 있도록 순서지를 별도로 제공해 가족 간 대화를 유도하는 사례가 있다”며 “코로나19로 교회와 가정을 연결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소개했다.
이 소장도 “코로나19로 교회와 가정, 학교의 경계가 무너졌고 자연스럽게 자녀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신앙교육의 주 무대를 교회학교에서 가정으로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해 부모 교육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앙단계별 교육과정과 교회와 가정을 연계하는 세대 간 교육과정을 결합한 제3의 교육과정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다. 신형섭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둘 중 하나를 택해 균형을 잃기보다 상호보완적 교육과정을 연구해야 한다”며 “온·오프라인을 잇고 부모와 자녀 세대를 한데 묶는 ‘올라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귀를 교회교육 정상화로 상정하는 건 시대착오적인 판단”이라며 “변화한 시대에 맞는 교육과정을 코로나19가 진행되는 동안이라도 찾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일 양한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