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휴대전화 게임, 인터넷 기반의 영상물 사이트에 빠져 있는 아이들이 많다. 간혹 진료실에서 아이가 스마트폰 집중·의존이 심하다는 부모 상담을 받는다. 한창 밖에서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과 집콕 생활로 활동량은 줄었는데, 집에서 스마트폰 게임과 영상 시청에 몰두하고 밥 대신 간식만 찾는다면 체중은 점차 늘고 비만이 될 수밖에 없다. 소아 비만의 75% 이상은 성인 비만으로도 이어진다.
게임을 하거나 영상물을 보는 것은 뇌의 입장에서 무척 지루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이다. 생각을 하지 않고 눈 앞에서 반짝거리며 흘러가는 영상을 바라 보는 상태에서 뇌는 즉각적인 반응만 하게 된다. 이런 멍한 상태에서 뇌는 스트레스를 받고 본능적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데, 그게 바로 당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행복함을 느끼기 위해 뇌가 달달한 음식을 자주 먹게 명령하고 헛된 배고픔을 만들어 야식과 폭식도 부른다.
이는 비만이 될 수 있는 생활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고 성조숙증의 확률도 높아진다. 쉽지 않겠지만 아이에게서 스마트폰을 멀어지게 해야 한다. 틱 증상으로 내원하는 아이들을 치료할 경우에도 2주간 스마트폰 사용과 영상물 시청을 중단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금지하기 보다 사용 시간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어린 나이라면 아이가 좋아하는 블럭을 같이 맞춰보거나 종이 인형놀이 등을 하며 손과 눈, 뇌를 함께 움직이면 좋다. 학령기 아이라면 주말에 스마트폰을 하기 어려운 야외로 캠핑을 가거나 공원에서 자전거 타기, 공놀이, 술래잡기 등을 하며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이도록 한다. 집에서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창의적인 놀이, 집중할 만한 취미를 찾아 주는 것이 좋은데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는 것과 달리,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거나 친구들과 창의적인 놀이를 하는 순간에 뇌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스토리를 만든다. 창의적 사고와 햇빛을 받으며 몸을 움직이는 활동은 건강한 습관으로 형성돼 올바른 성장의 토대가 된다.
이병호 함소아한의원 부산서면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