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대권 도전 출사표를 던지는 등 대선 지지율 선두권 주자들의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주식시장에도 이들과 엮인 ‘대선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이는 5년마다 반복되는 현상으로 투기적 거래에 의한 급등락 장세를 연출하는 게 공통점이다. 대선 테마주 특징은 이렇다. ①혈연·학연·지연으로 연관이 있거나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 ②대부분 실적과 관계없이 기대감과 풍문만으로 주가 급등 ③작전세력이 연루되기도 함 ④재료가 소멸되면 주가 급락.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이 투자에 유의할 것을 경고하며 시세 조종 등을 감시하지만 한탕을 노린 세력과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테마주 열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 1, 2위도 이재명·윤석열 테마주였다. 1위는 이 지사의 장기공공주택 정책 테마주로 꼽힌 부동산 매매·임대업체 이스타코. 작년 말 동전주(677원) 신세였다가 6개월 만에 6650원으로 폭등해 상승률이 882%에 달했다. 2위는 반년 만에 687% 상승한 영어교육업체 NE능률. 최대주주가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 하나로 테마주로 분류된 결과다. 하지만 이재명 테마주와 달리 NE능률을 비롯한 윤석열 테마주 대부분은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 29일부터 3거래일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출마 공식화로 장막에 가려진 신비감이 사라졌기 때문(재료 소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야권의 새로운 대권 주자로 부상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관련 테마주들은 기대감이 넘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적이다. 이처럼 롤러코스터를 타며 출렁거리는 게 대선 테마주다.
문제는 개미들의 경우 고점에 매수한 뒤 매도 시점을 놓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선 테마주는 거품이 꺼지면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게 비일비재했다. 이게 바로 묻지마 테마주의 민낯이다. 불나방처럼 달려들다가는 자칫 쪽박을 찰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박정태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