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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선하십니다’ 메시지, 사회주의 중국에서도 포기 안했다

2020년 9월 경기도 고양시에 오픈한 ‘아메리칸 트레일러’ 매장 벽면에 ‘하나님은 선하십니다(GOD IS GOOD)’라고 적혀 있다.
 
이현숙(오른쪽) 복승현 공동대표.
 
'GOD IS GOOD' 메시지가 새겨진 주스 컵 홀더.


“GOD IS GOOD(하나님은 선하십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절망 속에서 좌절하는 이때 주스 한 잔에 하나님의 선한 마음을 담아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있다. ‘아메리칸 트레일러’ 이현숙(47) 대표다.

전국 백화점을 비롯해 특수상권에 입점해 있는 아메리칸 트레일러는 프리미엄 주스 전문점이다. 국내외에서 재배된 신선한 과일에 유기농 사탕수수 시럽을 넣어 착즙한 100% 주스를 판매한다. 건강한 주스 맛도 맛이지만, 매장 직원들이 입고 일하는 티셔츠와 일회용 컵 홀더에 적힌 성경 말씀(요 7:37)과 ‘하나님은 선하십니다’라는 메시지는 기업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사업차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 대표는 최근 전화인터뷰에서 “메시지를 본 기독교인은 ‘요즘 같은 시대에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하고 비기독교인은 아메리칸 트레일러가 외국기업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의외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트레일러는 브랜드 이름과 달리 국내 기업이다. 이 대표는 복승현(46) 대표와 공동 운영을 해 오고 있다. 두 사람은 핫도그 가게에서 사장과 손님으로 만났다. 이 대표는 유치원생 아들이 핫도그 가게에 매일 들러 핫도그를 사 먹는 모습을 보면서 “콜라 대신 레몬에이드를 판매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던지듯 건넨 제안에 핫도그 집 사장이었던 복 대표는 레몬을 가득 넣어 손으로 직접 착즙한 주스를 만들어 판매했다. 이 맛을 본 이 대표는 “로스앤젤레스 윌셔 블러버드에 세워진 푸드트럭이나 베네치아 카페에서 먹는 맛과 멋이 느껴졌다”면서 “함께 창업을 결심하고 ‘아메리칸 트레일러’라는 이름으로 미국스러운 음료의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에서 맞춤식 패스트푸드 트레일러를 제작해 한국으로 수입해왔다”고 설명했다.

2014년 일산에 1호점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수도권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특수상권에 20개의 매장을 확장했다. 하루에 수천 잔씩 판매되는 주스를 보면서 이 대표는 ‘손님들에게 이것 말고 또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 대표는 어릴 때부터 독거노인과 노숙인에게 음식을 베풀어온 아버지(늘사랑교회 이강호 목사)를 보면서 성장했다. 그는 “내 안에 존재하는 선한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며 “그분의 형상을 닮아 우리도 선하게 살자는 의미를 담아 ‘하나님은 선하십니다’라는 메시지를 새겼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같이 전도가 어려운 때 누군가는 메시지를 보고 깨달을 수도 있고, 어떤 날은 힘든 이들이 위로받거나 감동이 전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고 고백했다.

이 대표는 타협해야 하는 순간에도 이 메시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2015년 중국 상하이에 입점할 당시 주변에선 컵 홀더에 성경 말씀이 들어가는 것이 사회주의 국가에선 자칫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판매하는 과일의 원천이 하나님으로부터 왔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주스를 손에 든 중국인들을 보면서 우리가 5000원짜리 주스를 파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2016년 국내엔 저가형 생과일주스 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가격경쟁에서 밀려난 아메리칸 트레일러는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여기저기서 “컵 사이즈와 과일을 줄여서 단가를 낮춰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계속 장사를 할 것인지 브랜드화할 것인지를 놓고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었다”면서 “위기 가운데서도 맛으로나 정직함으로 인정받는 하나님의 기업이 되고 싶었다. 일회용 컵에 눈금 선을 인쇄한 뒤 과일의 착즙 양을 고객이 직접 볼 수 있게 해 더 정직한 주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얼마 못 가 일부 저가 주스 브랜드는 설탕과 시럽으로 과일 향만 내는 거짓 주스를 판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직하게 주스를 판매해 온 아메리칸 트레일러에 다시 기회가 왔다. 대중에게 품질로 인정을 받으며 입점 제안이 끊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하나님은 선하십니다’라는 메시지로 다양한 굿즈를 제작해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말씀으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 온 그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 청년들을 향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때론 ‘선하신 하나님께서 왜 내 삶에 고통을 허락하실까’ 생각하며 좌절했을 때도 있었지만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공정하고 선하신 분이었습니다. 세상과 타협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겠지만 그분의 뜻과 방법을 전적으로 신뢰해 보세요. 분명 하나님의 때에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겁니다.”

글·사진=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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