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은 76주년 광복절이다. 여전히 우리 생활 속에는 일본어가 무분별하게 뒤섞인 채 사용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생활 용어뿐 아니라 법률 용어, 정부 공공 언어에도 일본어 표현이 상당수 남아있다.
주로 쓰이는 일본어 표현들은 ‘일본식 한자어’다. 직역된 일본어나 일본식 한자어를 뜻이 아닌 음으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뜻으로 번역해야 할 말을 한자의 음으로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식 한자어’가 무분별하게 쓰이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명기(明記)하다’라는 말은 ‘분명하게 적다’라는 말로, ‘명(命)하다’라는 표현은 ‘시키다’ ‘요구하다’라는 말로 다듬어 사용하는 게 좋다. 이 밖에도 ‘공란’은 ‘빈칸’으로, ‘잔고’는 ‘잔액’으로, ‘절취선’은 ‘자르는 선’ 등으로 바꿔서 사용하면 의미 전달도 훨씬 정확해진다.
일본어 투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 사용하는 게 낫다. ‘요하는’이라는 말은 ‘~이 필요한’으로 바꿔서 사용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말 역시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혹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때는’이라는 말로 다듬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금회’는 ‘이번’으로, ‘납득’은 ‘이해’라는 말로 바꿔서 사용해야 한다. ‘대하여’라는 표현은 ‘~에게’ 혹은 ‘~로 하여금’으로 바꾸거나 ‘는’ ‘를’ 등으로 바꾸면 표현이 간결해진다. ‘~함에 있어’라는 표현은 ‘할 때’로 바꿔 쓰면 좋다. 명사를 나열하는 것도 일본어 투 표현이다. 대신 조사나 보조사를 추가하거나 명사를 형용사나 동사로 바꾸는 표현으로 대체하면 된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