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독교 재정과 기독교 인구의 대륙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독교 재정은 북미와 유럽 국가에 집중된 데 반해, 기독교 인구는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남반구 국가로 쏠리면서 선교를 위한 재정 지원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나 절로 세계기독교연구센터 공동디렉터는 강원도 평창 켄싱턴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글로벌선교지도자포럼(KGMLF)에서 ‘글로벌 관점에서 본 기독교 금융’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10일 발표했다.
2년마다 열리는 KGMLF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선교와 돈’을 주제로 진행 중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인 점을 감안해 35명의 해외 기독교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강의했다. 현장엔 60여명이 참석했다.
절로 디렉터는 2020년 전 세계 기독교 인구는 약 25억명, 기독교 총소득은 32조5000억 달러로 추정했다. 그는 현재 대다수 기독교인이 남반구에 있는 데 반해, 대부분의 기독교 재정은 북반구로 쏠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절로 디렉터에 따르면 세계의 대륙을 유럽과 북미가 있는 북반구,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가 있는 남반구로 구분했을 때 1900년대 기독교인의 82%는 북반구에 있었다. 그러나 2020년 현재 기독교 인구의 62%는 남반구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교사 파송 역시 브라질 필리핀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반구 국가들이 주도했다.
기독교 재정의 경우 유럽과 북미가 전체의 66.2%를 차지했다. 절로 디렉터는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는 국가들의 기독교 예산이 적다 보니 재정 지원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 국가는 기독교 예산의 지출 중 80% 이상이 국가 내 교회 목회 사역에 쓰였고 해외 선교에는 극히 일부만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조대식 사무총장은 절로 디렉터의 발표를 중심으로 기독교 재정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조 총장이 집중한 키워드는 세대 콘셉트 투명성 3가지다.
조 총장은 “기성세대와 MZ세대는 헌금과 기부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며 “기성세대는 교회나 선교단체에 헌금을 집중했지만 MZ세대는 빈곤과 환경 등 관심 있는 곳에 분산해 기부한다”고 분석했다. 세대별 관점 차이를 고려해 기부금과 헌금 사용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조 총장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이 사회복지 재정 지출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동안 구휼 사업에 앞장섰던 교회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 재정의 콘셉트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 교회가 헌금으로 구휼에 나섰던 데서 나아가 NGO로 그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총장은 “현재 NGO가 교회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NGO는 선교단체나 교회보다 외연을 확장해 사업을 할 수 있다”면서 “온누리교회의 ‘더멋진세상’처럼 교회들이 인하우스 형태의 NGO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재정 운영 투명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꼽았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