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불황일수록 복권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로또를 비롯한 복권 판매액이 6조원에 육박,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5조9755억원으로 전년의 5조4152억원에 비해 10.3%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마나 경륜 등 다른 사행산업 운영이 축소된 데 따른 대체효과 측면도 있다고 한다.
주택복권이 복권의 대명사로 불린 때도 있었으나 그 지위를 로또에 내준 지 오래다. 규모 면에서도 로또 등 온라인복권 판매량이 5조1371억원(지난해)으로 압도적이다. 2002년 12월 대중에게 첫선을 보인 로또가 이번 주 1000회를 맞는다. ‘온라인 연합복권’으로 시작해 2018년 12월 ‘동행복권’으로 명칭이 바뀐 로또는 999회를 거치는 동안 7250여명의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확률 814만5060분의 1의 행운의 주인공들이다.
같은 1등이라도 당첨금은 하늘과 땅 차이다. 지금까지 최고 당첨금은 2003년 4월 19회 때 터진 407억여원(1명)이다. 입이 떡 벌어지는 엄청난 금액이나 미국 ‘파워볼’ 역대 최고 당첨금 15억8600만 달러(약 1조9000억원)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축에도 못낀다. 이에 비해 역대 최소 1등 당첨금은 4억여원으로 최고 금액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회에 따라 복불복인 1등 당첨금을 평균하면 20억~21억원이라고 한다. 물론 1등 당첨자가 이 돈을 모두 갖지는 못한다. 당첨금이 3억원을 초과할 경우 기타소득세 30%에 주민세 3%를 더해 33%의 세금을 떼고, 3억원 이하이면 기타소득세 20%+주민세 2%를 공제한다.
연초 새해 소망으로 로또 당첨을 기원한 사람들이 적잖을 듯싶다. 로또 구매를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이도 적지 않으나 꼭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 당첨금을 제외한 로또 판매액은 저소득·소외계층 소득지원, 주거안정, 문화활동 지원 등에 쓰이기 때문이다. 당첨되면 당첨금 받아 좋고, 낙첨돼도 기부한 셈 치면 그만이니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로또에 도전할 만하다.
이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