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귤레리티(singularity)라는 단어를 아는가. 우리말로는 특이점이라는 말로 번역된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라는 책에서 쓴 말인데, 특이점은 인간에게 학습받은 인공지능(AI)이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 경계선이나 변곡점을 말한다. 학자들은 이런 특이점이 나타날 때 천지개벽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커즈와일은 2045년이 되면 싱귤레리티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고 예견한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국을 기억할 것이다. 전 세계 학자들이 이세돌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1대 4로 대패하고 말았다. 바둑대국에 대한 모든 정보와 지식을 알파고에 입력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딱 한 판을 이세돌이 이겼다. 이세돌이 알파고에 학습시키지 않은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알파고도 학습되지 않은 것은 모른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지금까지의 AI는 아무리 뛰어나도 스스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고 창의적 적용을 해낼 수 없다. 그런데 특이점이 오면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넘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AI가 인간의 유전자를 검진해 당뇨 뇌졸중 심혈관질병 암 치매 등 난치병들이 언제 올 것인가 예측해 예방 치료를 하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인간 수명이 말로 할 수 없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2045년 특이점이 도래한 이후부터는 기본적으로 120년, 150년 정도는 살 수 있고,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200년, 300년도 살 수 있다고 기대한다. 프랑스 역사학자 페르랑 브로델이 말한 1000년, 2000년 만에 맞는 문화사적 대변혁과도 상통한다.
그러나 아무리 특이점이 나타나고 천지개벽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인간이 영원히 살 수는 없다. AI는 인간의 흉내만 낼 뿐이지 진짜 인간이 아니다. 실리콘으로 된 ‘짝퉁’ 인간이요 생명이 없다. 지능만 높을 뿐이지 인격도 없고 하나님 형상도 없다. 배터리에 의해 움직이는 기계 인간에 불과하다. 그뿐만 아니라 AI 기술이 인간의 죄와 결합하면 죄악을 선동하고 파괴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AI가 오작동을 일으켜 인간을 공격하게 되면 온 세상이 뒤죽박죽돼 버릴 것이다. ‘터미네이터’라는 영화처럼 AI가 인간을 공격해 인류를 멸망시켜 버릴 수도 있지 않겠는가. 4차 산업혁명이 유토피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디스토피아를 가져오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경계해야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싱귤레리티의 시대가 온다 해도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성경 말씀대로 죄의 값은 사망이요, 죄 아래에 있는 인간은 반드시 죽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싱귤레리티가 천지개벽을 이룬다는 말은 가당치 않다. 오히려 2000년 전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장사된 지 사흘 만에 부활하심으로써 천지개벽의 시대를 열어 놓으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부활은 개인의 부활이 아니라 우리의 첫 열매로서 부활이었다.(고전 15:20)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다시 이 땅에 재림하실 때 우리도 나중 열매로서 반드시 부활하게 될 것이다.(고전 15:23) 우리도 사도 바울처럼 죽음을 호령해야 한다.(고전 15:55~57) 아니, 우리에게는 부활의 소망이 있을 뿐만 아니라 부활의 영이 계시기 때문에 비록 맛보기이기는 하지만 부활 세계의 삶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롬 8:11)
이번 주에 부활주일을 맞는다. 코로나는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기나긴 코로나의 어둠도 반드시 끝나고 희망의 빛이 밝아올 것이다. 조심하되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자. 부활주일 예배만큼은 가급적 현장 예배에 참여하자. 그리고 부활자답게 죽음을 호령하며 당당하게 살자. 특이점을 초월한 부활의 능력으로 푸른 생명의 찬가를 부르자.
소강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