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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메드베데프 윔블던 못뛴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테니스 선수의 윔블던 출전이 금지됐다. 남자 세계랭킹 2위인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프(위)와 여자 세계랭킹 18위 벨라루스의 빅토리아 아자렌카. AP연합뉴스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참가를 금지했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를 비롯한 톱랭커들이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윔블던 주최측은 ‘국제적 책임’을 언급했지만, 테니스계는 국가의 잘못으로 선수가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며 반발했다.

윔블던 대회를 주관하는 올잉글랜드 론테니스클럽(AELTC)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출전을 금지한다는 성명을 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우방국 벨라루스의 국가·국기 표시를 금지하는 대신 선수들의 투어 활동과 메이저대회 출전은 보장했지만, AELTC는 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AELTC는 성명에서 “가능한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을 제한할 책임이 있다”며 “이렇게 부당하고 전례 없는 군사 침공 상황에서 러시아 정권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으로 어떤 이득이라도 얻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양국) 선수들이 고통받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BBC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규모와 영국 대중 정서를 고려할 때 AELTC는 대안이 없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메드베데프 외에 남자 세계랭킹 8위 안드레이 루블레프, 26위 카렌 카차노프가 출전하지 못한다. 여자부에선 아리나 사발렌카(4위) 아나스타샤 파블류첸코바(15위) 빅토리아 아자렌카(18위)의 출전이 막혔다.

테니스계는 반발했다. 남자프로테니스투어(ATP)는 성명에서 “선수 선발은 오직 ATP 랭킹에 근거한다는 ATP와 윔블던의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자프로테니스투어(WTA)도 “매우 실망스럽다”며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자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는 ‘미친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선수들은 전쟁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정치가 스포츠에 간섭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환영했다. 세계랭킹 13위에 올랐던 알렉산드르 돌고폴로프는 “윔블던이 세계에 모범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돌고폴로프는 지난해 은퇴 후 참전을 위해 귀국했다. 여자 세계랭킹 25위 엘리나 스비톨리나는 “러시아와 벨로루시 선수가 모든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며 “위기의 시기에 침묵은 ‘동의’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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