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은 그루밍족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로션 하나’면 충분하다는 남성도 적잖다. ‘남성 올인원’ 신제품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토너, 세럼, 로션, 크림 등 다양한 제형과 기능의 화장품을 골고루 쓰는 걸 번거롭다 느끼는 남성에게 ‘하나의 제품 안에 모든 것을 담은’ 올인원은 적격이다. 하나만 쓰는 만큼 나에게 얼마나 잘 맞는 화장품인지, 화장품 자체는 괜찮은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남성 올인원 베스트셀러 제품의 성능을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했다.
‘남성 올인원’ 인기 제품은…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월 주요 유통채널에서 베스트셀러를 추천받아 평가한다.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 오픈마켓 11번가, 백화점에서 베스트셀러(표 참조)를 추천받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 대상 5개를 선정한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 최저·최고가 제품이 기본 평가 대상이다.
올리브영 1위 제품인 ‘아이디얼 포맨 퍼펙트올인원’(150㎖·2만8000원), 11번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이오페 맨 올데이 퍼펙트 올인원’(12㎖·1만5940원)을 우선 선정했다. 백화점 1위인 ‘헤라 옴므 올인원 스킨 하이드로 트리트먼트’는 11번가 1위 아이오페와 마찬가지로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이라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신 백화점 2위이면서 11번가 4위인 ‘비오템 옴므 아쿠아파워 올인원 프레시 로션-인-젤’(200㎖·5만5000원·백화점 가격)를 추가했다. 최고가 제품인 ‘랩 시리즈 올-인-원 훼이스 트리트먼트’(50㎖·3만9000원), 최저가인 ‘던롭 엑스퍼트 프로텍션 올인원’(200㎖·1만1360원)도 평가 대상에 올렸다. 제품 가격은 판매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번 평가 제품을 직접 구매한다. 이번에는 서울 송파구 일대 백화점과 올리브영, 11번가에서 샀다. 평가자들이 브랜드에 따라 편견을 갖지 않도록 ①~⑤ 번호를 붙인 통에 옮겨 담아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 평가에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서준혁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순)가 함께했다.
평가자들은 발림성, 흡수력, 보습력, 지속력, 향 등의 5개 항목에 먼저 점수를 줬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토대로 1차 종합평가 점수를 낸 뒤, 각 제품의 전성분과 10㎖당 가격까지 고려한 뒤 최종 평가를 마쳤다.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로 진행된다.
서준혁 원장은 “평가 제품 5개 가운데 4개가 수분 베이스로 산뜻하게 발리는 제품이었다”며 “매일 화장품 바르기를 어려워하는 남성을 위한 제품인 만큼 남성들이 선호할 만한 향이나 가볍게 발리는 느낌에 신경을 쓴 제품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하지만 향이나 발림성보다 보습력이나 기능성에 충실한 제품이 호평을 받았다”고 총평했다.
‘올인원’ 평가, 성능이 관건
1위는 ‘아이디얼 포맨 퍼펙트올인원’(4.0점)이었다. 지속력을 포함해 대부분 항목에서 호평을 받았다. 올리브영의 PB브랜드 제품으로 미백과 주름개선기능성화장품이다. 성분에 신경 쓰고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이다. 최윤정씨는 “기능성 제품이라는 점, 보습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갔다는 점, 피부 진정에 도움을 주는 성분 함유 등에서 특히나 건성 피부가 사용하기에 괜찮다”며 “전반적으로 사용감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서준혁 원장은 “향이나 발림성, 보습력 등을 두루 감안하면서 가성비까지 생각했을 때 가장 준수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2위는 ‘아이오페 맨 올데이 퍼펙트 올인원’(3.5점)이었다. 보습력과 지속력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김정숙 교수는 “가볍고 산뜻하게 발라진다. 흡수는 다른 제품보다 느리지만 시간이 지나도 건조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끈적임 없이 보습력이 좋다”며 “이 제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스킨케어가 가능한 데다 성분과 가격 모두 괜찮다”고 말했다. 고진영 원장은 “올인원이라는 카테고리에 가장 충실한 제품”이라며 “적당한 보습과 영양감, 무난하게 모든 피부 타입에 잘 어울린다. 향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다”고 했다.
드물게도 나머지 세 제품이 공동 3위(각 2.5점)를 차지했다. 성능이나 성분, 가격을 두루 고려했을 때 결정적 차별점을 드러내지는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랩 시리즈 올-인-원 훼이스 트리트먼트’는 1차 평가에서 단독 3위였다. 하지만 높은 가격 탓에 공동 3위를 나눠 갖게 됐다. 서준혁 원장은 “남성 올인원 제품은 면도 후 애프터쉐이브를 염두해 알코올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많다. 이번 평가에서는 이 제품을 제외하고 모두 알코올이 포함돼 보습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보습에 충실한 이 제품을 좋게 평했다. 최윤정씨는 “남성 화장품의 독한 향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께 추천한다. 성분이 순하고 보습에 충실한데 너무 비싸다”고 했다.
‘비오템 옴므 아쿠아파워 올인원 프레시 로션-인-젤’에 대해 고진영 원장은 “쿨링감이 있어서 바르고 난 뒤 시원하고 발림성이 좋은 제품”이라며 “흡수 후 건조할 수 있고 향이 강해서 땀이나 피지량이 많은 여름철이나 지성 피부가 사용하기에 적당하다”고 말했다. 김정숙 교수는 “하나만 쓰기에는 건조할 수 있다. 수분크림을 발라주는 게 좋겠다”고 했다.
‘던롭 엑스퍼트 프로텍션 올인원’은 가성비에서 특히 좋은 점수를 받았다. 김정숙 교수는 “끈적이지 않고 밀리지 않는다. 건성피부도 건조함이나 당김 없이 여름철에 쓰기에 무난한 제품”이라며 “유해성분과 알레르기 성분이 함유돼 있는 점이 아쉽고 예민한 피부는 테스트 후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고 평가했다. 고진영 원장도 “세안을 자주하는 여름용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