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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휴일] 당부, 그대 발치에



나보다 일찍 죽어요, 조금만
일찍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혼자 와야만 하는 이
당신이 아니도록

-라이너 쿤체 시선집 '은엉겅퀴' 중

“나보다 일찍 죽어요.” 노부부 사이에서 흔히 하는 말이다. 이 말을 이토록 아름답게 쓰는 게 시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혼자 와야만 하는 이/ 당신이 아니도록.”

독일 시인 라이너 쿤체는 동독 사회주의체제에 맞선 저항시인으로 유명하지만, 구십이 가까운 나이에도 특유의 간결하고 성찰적인 시들을 들려주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아내 엘리자베트 쿤체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며 노년의 사랑에 대한 시들도 발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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