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나 화장품 파우치 안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화장품이 있다. 자외선차단제다. 자외선이 강렬한 봄이나 여름뿐 아니라 1년 내내 챙겨줘야 한다. 노화 속도를 늦춰주고 건강하게 피부를 관리하기 위해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히 챙기는 게 좋다. 코로나19 엔데믹 분위기로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요즘, 스틱형 자외선차단제(선스틱)는 유용하다. 휴대하기 간편하고 덧바르기에 좋은 선스틱 인기 제품들의 성능은 어떨까. 국민컨슈머리포트가 전문가들과 함께 선스틱을 평가했다.
‘선스틱’ 인기 제품은…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월 주요 유통업체의 베스트셀러 제품 가운데 5개를 선정해 평가한다.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 오픈마켓 11번가, 백화점으로부터 베스트셀러(표 참조)를 추천받은 뒤 평가 대상을 선정한다. 유통 경로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과 최저가·최고가 제품이 기본 평가 대상이다.이번 선스틱 평가에는 올리브영 베스트셀러 1위 제품인 ‘닥터지 그린마일드 업 선스틱’(20g·1만3000원), 11번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AHC 내추럴 퍼펙션 더블 쉴드 선스틱’(22g·6860원·최저가), 백화점 1위인 ‘비오템 옴므 UV 디펜스 선스틱’(20g·4만2000원)을 평가 대상으로 뽑았다. 최고가 제품인 ‘빌리프 UV 프로텍터 올마이티 선스틱’(17g·4만2000원)을 평가 대상에 추가했고, 올리브영 2위 제품인 ‘식물나라 산소수 페이스앤바디 보송 선스틱’(30g·1만7000원)을 포함시켰다. 제품 가격은 판매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번 평가에 앞서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①~⑤ 숫자가 붙은 빈 통에 옮겨 담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 선스틱 평가에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미선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순)가 동참했다.
평가자들은 발림성, 흡수력, 보습력, 백탁현상, 끈적임, 저자극성 등의 6개 항목에 먼저 점수를 매겼다. 백탁현상과 끈적임이 적을수록 높은 점수를 줬다. 항목별 평가를 마친 평가자들은 이를 토대로 1차 종합평가 점수를 냈다. 이후 각 제품의 전성분과 10g당 가격을 반영해 최종 평가를 마쳤다.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최윤정씨는 “선스틱 성능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된 것 같다. 2017년 평가했을 때와 비교해 사용감이 훨씬 좋아졌다”면서 “성분, 성능뿐 아니라 자주 덧발라줘야 하는 아이템인 만큼 가성비도 중요한 판단기준”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원장은 “이번 선스틱 평가 제품들은 성능 차이가 드라마틱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필요성분만 유효하게 들어간 제품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성분·가성비에 달라진 순위
1위는 ‘닥터지 그린마일드 업 선스틱’(4.25점)이 차지했다. 발림성과 전성분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평가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무기자차)라는 점에서 호평을 얻었다. 고진영 원장은 “부드럽고 매끄럽게 잘 발리는 제품이다. 얇게 발라져서 들떠 보이지 않고, 적당한 백탁이 있어서 톤업 효과도 내준다”면서 “흡수된 뒤에는 끈적임도 심하지 않아 사용감이 좋았다”고 평했다.최윤정씨는 “성분이 순한 무기자차라 민감성 피부에 추천할 만하다. 무기자차 제품인데도 사용감이 좋다. 눈 시림이 없어서 이마나 눈가에 쓰기에 좋은 제품”이라고 했다. 김정숙 교수는 “화장한 뒤 덧발랐을 때 편하게 바를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2위는 ‘AHC 내추럴 퍼펙션 더블 쉴드 선스틱’(3.75점)이었다. AHC 제품은 압도적인 가성비와 산뜻함으로 좋은 평을 얻었다. 김정숙 교수는 “끈적임이나 번들거림이 없어서 여름에 부담 없이 사용하기에 좋다. 바르고 난 뒤 시간이 지나도 건조해지지 않고 보송하게 유지된다”며 “화장을 해도 밀리거나 들뜨지는 않는데 화장한 뒤 덧바르면 밀착이 잘 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최윤정씨는 “성분이 너무 많긴 한데 보습, 진정, 주름개선 등 피부에 도움이 되는 성분도 많이 포함됐다”며 “제형이 아주 단단해서 얇고 가볍게 발리기 때문에 답답한 걸 싫어하는 남성분이나 옷에 묻을까봐 목 주변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분들께 권하고 싶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3위는 ‘빌리프 UV 프로텍터 올마이티 선스틱’(3.25점)이었다. 이 제품은 흡수력, 저자극성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1차 평가에서는 1위에 올랐었다. 전성분 평가도 좋았으나, 너무 높은 가격 탓에 최종 3위가 됐다. 김미선 원장은 “흡수력, 저자극성, 전성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제품”이라며 “사용감도 두루 좋았다”고 평가했다. 김정숙 교수는 “뻑뻑하게 발리지만 마무리가 보송하고 끈적임이나 미끈거림 없이 촉촉한 피부가 유지된다”며 “피부결이 정돈되고 화장에도 무리가 없으나 가성비가 아쉽다”고 했다.
4위는 ‘식물나라 산소수 페이스앤바디 보송 선스틱’(2.5점)이었다. 보습력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김정숙 교수는 “부드럽고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자주 덧발라도 무난했다”면서도 “가끔 피부가 가려웠고 다른 제품보다는 자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고진영 원장은 “흡수된 뒤 막이 생기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5위는 ‘비오템 옴므 UV 디펜스 선스틱’(1.25점)이었다. 최윤정씨는 “화학적 자외선차단제 제품이다. 트러블성 피부나 피지 분비가 많은 경우 물리적 차단제가 모공을 막아 피부 트러블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무기자차를 피하는 분들에게 잘 맞을 제품”이라고 했다. 김정숙 교수는 “여름철이나 지성피부가 쓰기에 괜찮겠으나 가성비가 아쉽다”고 평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