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창세기의 태초와 요한복음이 말하는 태초는 같은 때인지 궁금합니다.
A : 같은 태초가 아닙니다. 창세기 1장의 태초는 ‘맨 처음’으로 번역되는 태초인데 우주 창조와 시간이 시작된 출발을 의미합니다. 칼뱅은 “하나님의 천지창조와 함께 시간도 시작됐다”고 해석했습니다. 하나님은 시간과 역사의 시작, 마지막을 주관하신다는 뜻입니다.
요한복음 1장 1절의 태초는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와 연결되지만 그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창세기의 태초는 우주 만물의 시작이고, 요한복음의 태초는 하나님의 영원성, 선재성, 거룩성을 설명합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설명할 적절한 용어가 없기 때문에 ‘태초’라는 용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기 전에 선재하셨고 영원히 존재하십니다. ‘영원하시다’는 표현도 하나님의 자존성을 설명하기엔 미흡합니다.
더 적절한 용어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 사이엔 시차가 있다는 것도 이해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벧후 3:8)고 했습니다.
인간의 시간 산법으로 하나님의 시간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영원이고 인간의 시간은 제한적이며 유한합니다. 그래서 시간의 길이도 산법도 동일하지 않습니다. 태초에 천지창조는 6일 동안 이어졌지만 하나님은 그 이전, 영원 전부터 스스로 존재하셨다는 것이 요한복음 태초의 강조점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천지창조 이전부터 예수 그리스도는 존재하셨고 삼위일체 하나님이셨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모세에게 밝히신 하나님의 최초 이름은 ‘스스로 있는 자였습니다.(출 3:14) 흠정역은 ‘I am that I am’으로 번역했습니다. 시작과 끝이 없는 절대적인 자존자이신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음을 감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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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