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예수님은 시각장애인을 고치실 때 눈에 진흙을 바르고 실로암으로 가서 씻으라고 했습니다.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요.
A : 왜 그러셨는지 예수님만 정답을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사역은 가르치고 전파하고 고치시는 것이었습니다.(마 4:23) 많은 병자를 고치셨고 죽은 나사로도 살리셨습니다. 병자들을 고치신 방법은 다양했습니다. 말씀으로, 손으로, 진흙을 바르시는 등 다양했습니다.
땅에 침을 뱉어 만든 진흙을 눈에 바르신 후 실로암으로 가서 씻으라는 치유 기사는 요한복음 9장에 기록돼 있습니다. 성경 속 맹인은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침 자체가 치료에 도움이 된 것은 아닙니다. 신학자 벵겔은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흙으로 창조하신 것처럼 예수님이 진흙으로 맹인의 눈을 치료하신 것은 서로 대비되어 새로운 형태의 창조 행위임을 암시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맹인으로서는 진흙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실로암까지 가는 것도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부분에 주목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말씀으로, 또는 그 눈에 손을 대심으로 치료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어떤 명령에도 순종해야 하는 시각장애인의 결단이 전제조건입니다. 만약 그가 기분 나빠했거나 가기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실로암에 가지 않았다면 고침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엘리사 선지자는 시리아(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에게 요단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라고 했습니다. 엘리사의 거처와 요단강까지의 거리는 30㎞입니다. 그리고 요단강물은 탁류여서 목욕을 할 수 있는 강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아만은 자신의 지위와 자존심을 내려놓고 가서 일곱 번 씻었습니다. 나병의 감염과 치유 여부는 제사장의 소관이었습니다. 나환자가 씻는 것은 치료 판정 이후 행하는 정결례였습니다.
나아만의 나병은 “요단강으로 가라”는 명령을 믿고 갈 때 이미 치료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실로암으로 가라” “요단강으로 가라” 하는 말씀을 믿고 가는 사람은 고침받을 것이고, 가지 않는 사람은 질병과의 고달픈 동행이 계속될 것입니다.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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