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클럽인 SSC나폴리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민재는 과거 페루자에서 뛰었던 안정환, 헬라스 베로나 유니폼을 입었던 이승우(수원FC)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세 번째로 세리에A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인 수비수로는 처음이다.

나폴리는 27일(현지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를 페네르바체로부터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계약 기간과 조건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김민재는 공식 SNS를 통해 “나폴리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곧 뵙겠다”는 입단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카스텔 디 산그로라에서 훈련 중인 나폴리 선수단에 합류하게 된다.

외신에 따르면 김민재는 연봉 250만 유로(약 33억원)에 기본 3년, 계약 연장 2년 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맺었다. 나폴리는 4500만 유로(약 598억원)의 바이아웃(이적 허용 최소 이적료) 조항도 삽입했는데, 이탈리아 구단들을 제외한 해외 구단에만 활성화한다는 조건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팀들은 바이아웃을 제시해도 그를 데려갈 수 없다는 뜻이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원소속팀인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 이적료로 바이아웃 금액인 1950만 유로(261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시즌 베이징 궈안(중국)을 떠나 페네르바체에서 입단한 김민재는 빠른 발과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단숨에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포함해 40경기에 출전해 압도적인 수비력을 선보였고, 다수의 유럽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애초 그의 행선지는 프랑스 리그1의 스타드 렌이 될 것으로 보였다. 렌의 주축 수비수였던 나이프 아드에르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으로 옮겼고, 렌은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민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특히 베이징에서 김민재를 직접 지도했던 브루노 제네시오 감독이 그를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폴리의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렌과의 이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사이 나폴리는 페네르바체와의 협상을 빠르게 진행했다. 나폴리는 적극적 협상으로 김민재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나폴리는 1980년대 중반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리에A에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한 나폴리는 지난 시즌 AC밀란 인터밀란에 이어 리그 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